
거리 두기가 느슨해지는 틈 사이로 초록 떡잎들과 나뭇잎들이 보인다. 마치 코로나가 종식된 것처럼 사람들이 들떠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를 통해 드러난 사회의 문제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고, 사각 지대에 있던 이들의 삶은 이전보다 더 깊히 묻혔다. 그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흉악범죄는 점점 더 높은 발생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통계 자료들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지만, 더 슬픈 것은 어른들의 무관심이다.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청소년들의 범죄와 재판, 그리고 사회 제도에 대한 물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소년심판>은 공개된 지 이미 두 달도 넘었지만 국내외 반응은 사뭇 진지하다. 흥행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는 코믹, 로맨스 없이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대사의 진정성은 청소년 범죄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사이에 있는 가능성
인간 생애 주기에서 '청소년'은 과도기의 그 어느 중간에 있는 어정쩡한 존재처럼 여겨졌다. 발칵 뒤집힐 만한 소년범죄가 일어나게 되면 헤드라인 기사와 뉴스들은 앞다투어 나이의 연소함이나 범죄의 잔혹성을 보여주기 급급했다. 지금도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촉법소년법폐지'1) 의 문제는 한국 사회가 미성년 범죄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촉법소년을 ‘처벌’하거나 또는 ‘교화’해야 한다는 단순한 프레임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커다란 빈틈이 만들어진다. 분명 범죄 처분을 위한 법률 제정에는 나이라는 기준이 필수불가결 하겠지만, <소년범죄>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범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놓쳤다고 꼬집는다. 일반적으로 청소년을 단순히 생물학적 단계로만 구분하거나 미숙한 존재로 간주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가진 전인격성을 복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패륜적 흉악범죄율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소년심판>은 한국 사회에 실제로 있었던 충격적인 소년범들의 사건들을 재구성한 드라마로,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라는 강렬한 대사로 출발한다. 주인공은 소년범을 대할 때 시종일관 냉철함과 건조함을 유지한다. 심지어 피해자에 대해서도 커다란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태도는 자극적인 결과나 단순한 과정보다는 사건을 '심층적'으로 보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가 소년범죄를 마주할 때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편견과 태도들이 재현될 때 짙은 현실감을 느낀다. 법관인 '심은석'은 소년범죄자의 형량을 쉽게 희석시키지 않는다. 그들의 악행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씻을 수 없는 고통인지 끝까지 밝혀내고 또한, 강력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처분이 경미하다고 생각될 때는 온몸으로 싸워 정당한 처분을 받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보여주는 끈질김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기 보다 막중한 '어른의 책임감'으로 읽힌다. 소년 자신이 일으킨 잔혹한 범죄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책임을 다하도록, 그래서 또 다시 범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감정이 절제된 희망을 보게된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죄와벌
소년범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가진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개인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발생하는 미성년의 범죄는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그들의 폭력과 중독과 배제를 묵과할 때 사회는 더 깊은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범죄는 그 자체의 처벌만을 위한 속도전 게임이 될 수 없다. 소년 범죄자에게 내려진 처분은 변화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라 통합적 인간이 되어가는 조심스러운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현곤' 변호사는 "보호 처분이 무조건 형사처분보다 가벼운 제재 수단이라는 것은 편견"이라며 "형사재판을 받는 청소년 상당수가 집행유예를 받아 사실상 방치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보호 처분이 범죄 억제력과 교화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촉법소년 문제는 형사정책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사회정책과 교육정책 등도 아울러 살펴볼 문제"라며 "청소년 범죄 문제는 처벌하고 가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년범이 새롭게 되는 방법은 처벌일까 아니면 용서일까. 피해자가 끔찍한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용서일까 복수일까. 같은 범죄라 하더라도 처분을 내리는 판사들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소년범의 장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소년범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선택'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선택으로 향하는 방식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넓고 다층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가해자를 위한 복합적인 돌봄과 교육, 피해자의 극복과 치료까지 아우르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너는 나다
드라마의 절정에서 등장하는 소년범은 모든 종류의 흉악범죄를 저지른다. ‘성폭력, 학교 폭력, 폭행, 디지털 성범죄, 살인미수’ 등의 극악무도한 범죄의 카테고리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사법부는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자들의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또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려되지 않는 처벌과 법은 계속해서 새로운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결말을 해석해 볼 수 있다. 법을 만들고 처분을 내리며 교화하는 이들은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작품은 그러한 어른들 역시 미완의 존재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그들 또한 고통을 감내하며 책임을 지는 진실한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곁들여 보여준다.
“소년은 결코 혼자 자라지 않습니다.”
오늘 처분은 소년에게 내렸지만 그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도 함께 느끼셔야 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인간다움을 묻지 못하는 폐색적 시대에 청소년이 방황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주인공의 대사처럼 아이 한 명이 자라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고, 요즘과 같이 개인의 의견, 각자의 원하는 바가 뚜렷할수록 서로를 향한 공동 책임의식 역시 동시에 요구된다. 기독교의 신앙은 '모든 생명을 살리는 정신'을 담고 있기에 개인적이고 내세적인 구원과 용서에만 머무를 수 없다. 또한 사회가 가진 문제를 풀어나갈 때 교회는 너무 거창한 이야기를 앞세우지 않아도 된다. 교회는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과 문화에 오류가 발생할 때 분명 영성적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사회의 법과 제도가 놓친 빈틈을 읽어내는 섬세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특별히 요즘과 같은 시대에 미래 세대의 현실을 차분하게 읽어내며, 실천하는 교회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청소년은 생장점이 터지는 고통과 동시에 잎이 자라는 생명력을 가졌다. 그러나 그들은 반생명적이고 폭력적인 문화에 저항하지 못한 채, 흉악범죄에 가담하거나 범죄로 인해 끝없는 고통을 당한다. 최근 발생한 청소년들의 흉악범죄는 그들이 세상에 돌아봐달라고 절박하게 던졌던 부메랑이다. 온갖 죽음의 문화에 방치된 이웃, 특별히 청소년들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감당하기 힘든 비극으로 초대될지 모른다.
1) ‘촉법소년법폐지논란' : '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법 제 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형사처분을 하지않고, 가정법원이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의 범죄의 수법이 잔인해지고, 높은 재범률 등으로 인해 솜방망이 처분이 아니냐는 논란과 더불어 한국 사회가 청소년 교화에 대한 시스템 마련이 미비하다는 반대 입장이 맞서고 있다.
글. 장해림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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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가 느슨해지는 틈 사이로 초록 떡잎들과 나뭇잎들이 보인다. 마치 코로나가 종식된 것처럼 사람들이 들떠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를 통해 드러난 사회의 문제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고, 사각 지대에 있던 이들의 삶은 이전보다 더 깊히 묻혔다. 그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흉악범죄는 점점 더 높은 발생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통계 자료들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지만, 더 슬픈 것은 어른들의 무관심이다.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청소년들의 범죄와 재판, 그리고 사회 제도에 대한 물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소년심판>은 공개된 지 이미 두 달도 넘었지만 국내외 반응은 사뭇 진지하다. 흥행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는 코믹, 로맨스 없이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대사의 진정성은 청소년 범죄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사이에 있는 가능성
인간 생애 주기에서 '청소년'은 과도기의 그 어느 중간에 있는 어정쩡한 존재처럼 여겨졌다. 발칵 뒤집힐 만한 소년범죄가 일어나게 되면 헤드라인 기사와 뉴스들은 앞다투어 나이의 연소함이나 범죄의 잔혹성을 보여주기 급급했다. 지금도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촉법소년법폐지'1) 의 문제는 한국 사회가 미성년 범죄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촉법소년을 ‘처벌’하거나 또는 ‘교화’해야 한다는 단순한 프레임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커다란 빈틈이 만들어진다. 분명 범죄 처분을 위한 법률 제정에는 나이라는 기준이 필수불가결 하겠지만, <소년범죄>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범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놓쳤다고 꼬집는다. 일반적으로 청소년을 단순히 생물학적 단계로만 구분하거나 미숙한 존재로 간주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가진 전인격성을 복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패륜적 흉악범죄율을 줄이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소년심판>은 한국 사회에 실제로 있었던 충격적인 소년범들의 사건들을 재구성한 드라마로,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라는 강렬한 대사로 출발한다. 주인공은 소년범을 대할 때 시종일관 냉철함과 건조함을 유지한다. 심지어 피해자에 대해서도 커다란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태도는 자극적인 결과나 단순한 과정보다는 사건을 '심층적'으로 보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가 소년범죄를 마주할 때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편견과 태도들이 재현될 때 짙은 현실감을 느낀다. 법관인 '심은석'은 소년범죄자의 형량을 쉽게 희석시키지 않는다. 그들의 악행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씻을 수 없는 고통인지 끝까지 밝혀내고 또한, 강력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처분이 경미하다고 생각될 때는 온몸으로 싸워 정당한 처분을 받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보여주는 끈질김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기 보다 막중한 '어른의 책임감'으로 읽힌다. 소년 자신이 일으킨 잔혹한 범죄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책임을 다하도록, 그래서 또 다시 범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감정이 절제된 희망을 보게된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죄와벌
소년범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가진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개인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발생하는 미성년의 범죄는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그들의 폭력과 중독과 배제를 묵과할 때 사회는 더 깊은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범죄는 그 자체의 처벌만을 위한 속도전 게임이 될 수 없다. 소년 범죄자에게 내려진 처분은 변화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라 통합적 인간이 되어가는 조심스러운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현곤' 변호사는 "보호 처분이 무조건 형사처분보다 가벼운 제재 수단이라는 것은 편견"이라며 "형사재판을 받는 청소년 상당수가 집행유예를 받아 사실상 방치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보호 처분이 범죄 억제력과 교화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촉법소년 문제는 형사정책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사회정책과 교육정책 등도 아울러 살펴볼 문제"라며 "청소년 범죄 문제는 처벌하고 가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년범이 새롭게 되는 방법은 처벌일까 아니면 용서일까. 피해자가 끔찍한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용서일까 복수일까. 같은 범죄라 하더라도 처분을 내리는 판사들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소년범의 장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소년범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선택'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선택으로 향하는 방식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넓고 다층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가해자를 위한 복합적인 돌봄과 교육, 피해자의 극복과 치료까지 아우르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제도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너는 나다
드라마의 절정에서 등장하는 소년범은 모든 종류의 흉악범죄를 저지른다. ‘성폭력, 학교 폭력, 폭행, 디지털 성범죄, 살인미수’ 등의 극악무도한 범죄의 카테고리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사법부는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자들의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또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려되지 않는 처벌과 법은 계속해서 새로운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결말을 해석해 볼 수 있다. 법을 만들고 처분을 내리며 교화하는 이들은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작품은 그러한 어른들 역시 미완의 존재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그들 또한 고통을 감내하며 책임을 지는 진실한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곁들여 보여준다.
“소년은 결코 혼자 자라지 않습니다.”
오늘 처분은 소년에게 내렸지만 그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도 함께 느끼셔야 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Netflix 공식 페이스북 >
인간다움을 묻지 못하는 폐색적 시대에 청소년이 방황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주인공의 대사처럼 아이 한 명이 자라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고, 요즘과 같이 개인의 의견, 각자의 원하는 바가 뚜렷할수록 서로를 향한 공동 책임의식 역시 동시에 요구된다. 기독교의 신앙은 '모든 생명을 살리는 정신'을 담고 있기에 개인적이고 내세적인 구원과 용서에만 머무를 수 없다. 또한 사회가 가진 문제를 풀어나갈 때 교회는 너무 거창한 이야기를 앞세우지 않아도 된다. 교회는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과 문화에 오류가 발생할 때 분명 영성적 비전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사회의 법과 제도가 놓친 빈틈을 읽어내는 섬세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특별히 요즘과 같은 시대에 미래 세대의 현실을 차분하게 읽어내며, 실천하는 교회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청소년은 생장점이 터지는 고통과 동시에 잎이 자라는 생명력을 가졌다. 그러나 그들은 반생명적이고 폭력적인 문화에 저항하지 못한 채, 흉악범죄에 가담하거나 범죄로 인해 끝없는 고통을 당한다. 최근 발생한 청소년들의 흉악범죄는 그들이 세상에 돌아봐달라고 절박하게 던졌던 부메랑이다. 온갖 죽음의 문화에 방치된 이웃, 특별히 청소년들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감당하기 힘든 비극으로 초대될지 모른다.
1) ‘촉법소년법폐지논란' : '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법 제 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형사처분을 하지않고, 가정법원이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의 범죄의 수법이 잔인해지고, 높은 재범률 등으로 인해 솜방망이 처분이 아니냐는 논란과 더불어 한국 사회가 청소년 교화에 대한 시스템 마련이 미비하다는 반대 입장이 맞서고 있다.
글. 장해림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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