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리뷰 [오트밀]넷플릭스<미니멀리즘>을 통해 생각 해 본 사순절 : 진정한 물질주의자가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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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타임 이용률이 지난주 대비 31% 올랐습니다.’

팝업 알림이 한 주 동안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알려준다. 포노 사피엔스1)답게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다니 지난 한 주간도 꽤나 스마트하고 트렌디했다. 눈 뜨자마자 닿은 스마트폰을 켜보니 SNS 광고들은 봄이 왔다고 말해준다. 고개를 돌리니 쇼 호스트의 화려한 제품 설명과 유튜버의 센스 있고 감각적인 리뷰 영상들을 보고 있으니 ‘맞다, 저게 필요했었지 참 ’, 깜박한 내 자신에게 핀잔을 준다. 필요를 갖기 위해 노동의 대가도 있고, 원하는 걸 쉽게 찾아주고 편한 결제 시스템도 있으니, 필요 없는 것은 망설임이다. ‘언제 도착하려나?'...


 <사진출처 : Netflix>


‘필요’는 ‘반드시’와 ‘요구’라는 뜻이 동시에 담겨 있다. 다시 말해 필요는 자신 안의 ‘강력하게 원하는 바’이다. 이러한 필요를 당장, 편하게 채울 수 있는 생활이 요즘처럼 최적화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필요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오랜동안 세계는 '아메리카 드림'을 간절히 바라면서 저마다 노력만하면 언제든지 채우고 사용할 수 있다는 시스템을 가르쳐왔다. 그 덕분에 현대 사회의 소비와 기술은 서로를 더욱 긴밀하게 도우며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제품을 소개하고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많은 나라들 중 미국 소비 문화에 불편한 말을 건내는 두 사람이 나타났다. 그들은 미국 소비 시장이 필요에 대한 인간들의 욕망을 너무 잘 알면서 많은 사람들을 소비와 소유의 과잉에 빠지게 한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들이 ‘물건 중독증’에 빠져 살아는 것을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많은 이들이 소유 중독적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아메리카 드림의 의미를 찾아나아갈 수 있는 '미니멀'한 삶의 방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1. <사진출처 : Netflix>


#미니멀리즘? 최소주의?

약 10여년 전 한국에 ‘미니멀 라이프’가 상륙했다. 당시 소개된 책과 몇몇 연예인들의 정돈되고 깔끔한 생활 방식은 어딘가 모르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삶의 방식 같았다. ‘미니멀 라이프’의 흐름에는 이유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이 있었고, 산업혁명 직후 물질문명과 인간의 이기와 탐욕에 반기를 든 생태주의 맥락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소간 ‘미니멀리즘’에 대해 자신의 물건들을 싹 다 버려야 하는 급진적인 최소주의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한 인식에서인지 미니멀리즘의 방식을 사는 누군가는 있어도 '나'는 살아내기 어려운 부담으로 여겨졌다. 잠시 주춤하던 미니멀리즘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 두 편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속세에서 벗어나는 고통스러운 종교적 수행처럼 비춰지는 미니멀리즘의 오해를 풀고, 오히려 현대 사회를 사는 이들에게 소비와 채움이 과잉되고 있는 원인과 그것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묻게한다. 두 명의 주인공들은 수 천, 수만의 물건들 사이에서 숨 쉬고 있지 못한 이들에게 잠시, 깊은 호흡할 수 있도록 초청한다.


<사진출처 : Netflix>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미니멀리즘:오늘도 비우는 사람>(이하:미니멀리즘)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담았다. 어렸을 적부터 친했던 조슈아 필즈 밀번(Joshua Fields Millburn)과 라이언 리커디머스(Ryan Nicodemus)는 미국에서 소위 잘나가는 어른이 되었다. 대기업 중간 관리직으로 최연소 이사 자리에 올랐고 호화로운 차, 명품 옷, 큰 전원주택이라는 많은 이들이 열망하는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그러나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 경험을 통해 삶의 쳇바퀴 위에 놓여 공허감에 허덕이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들이 더 심각하다고 여긴 것은 가족을 잃고,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이 고작한 일이라고는 물건을 더 사고 공간을 넓히는 것뿐이었다. 그들이 스트레스와 불안 달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주변에 더 많은, 더 다양한 물건들을 두는 것이었다. 많은 물건을 사고 진열해 두기 위해 많은 업무 시간을 가졌고 거주 공간을 넓혀갔지만, 새로운 전자 제품, 새로운 패션, 새로운 물건들은 기존의 물건들이 될 뿐, 소유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사진출처 : Netflix>


선택의 순간이 왔다. 지난 5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정리하고 미니멀리스트의 삶으로 전향 했다. 그렇게 선택한 ‘미니멀리스트(Minimalist)’의 삶에 대한 소개를 위해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니며 자신들이 마주한 소중한 삶의 방식을 소개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 Netflix>


미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최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왜 그들을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걸까?

이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질문이다.


#소비의 삼중고리 : 광고, 기술, 중독

미국에서 광고에 사용 되는 비용은 1950년대 연간 50억 달러에서 연간 2,400억 달러로 올랐다. 광고는 텔레비전에서 라디오로, 디지털과 알고리즘으로 확장되었다. 그 결과 지능적이고 예지력 있는 광고는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며 무소부재하여 광고들을 만들어 언제든지 소비하도록 한다. 발전하는 기술과 정보를 통해 중독을 이어나가길 부추김을 받는다.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받는다. 이러한 결핍 광고 마케팅(결핍의 상태를 강요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에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방식)에 자주 오랜 시간 노출이 되면 우리는 우리의 머릿결도, 옷도, 피부도 몸매도 전부 완벽하지 않다는 결론이 이른다.

 

 <사진출처 : Netflix>


사람들은 무엇으로 행복해지는지 혼동하며 물건을 많이 갖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욕구와 충동성을 조절해왔던 자제력을 잃고 욕망을 채워나가는 것이 만족스러운 삶이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미국인들이 빠진 물건중독을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게임중독과 거의 같은 급으로 지적하며,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모든 움직임을 계산해 광고 메시지를 보낼 최적의 타이밍을 찾고, 항상 물건을 많이 사는 최종 목표를 이룬다. 나는 기술위에 뛰는 인간은 쉴 새 없이 퍼붓는 상품의 광고와 사용 후기 앞에서 결제완료 버튼을 지나칠 수 없다.

 

#지속 가능성 : 함께

미니멀리즘의 과제는 유지다. 더 적은 물건으로 더 계획적으로 산다는 단순한 생각을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미니멀리스트의 삶의 지속가능성은 ‘함께’에 있다. 다큐의 주인공들 역시 미니멀리즘은 홀로 고립되어 할 수 없으며, 공동체와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삶을 살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둘 때에 더욱 지켜나갈 수 있다 말한다. 의미를 갈구하는 인간에게 진심으로 삶을 대할 기회를 준다. 또한 누가 누구를 조정하려 할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복잡하고 산더미 같은 인간관계, 고민, 진로, 생활습관 등을 ‘물건’으로 치환시키지 않는다. 이런 삶에 대한 따뜻함과 신중함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욕구를 억제할 수 있게 해준다. 미니멀리스트의 삶은 공동의 삶에 대한 선순환을 이루게 하는 기초가 된다.

 <사진출처 : Netflix>

 

두 명의 미니멀리스트의 강연을 듣고 있으면 마치 간증과도 같다. 항상 강연을 마치고 함께해 준 이들과 포옹을 하며 진심을 나눈다. 지난날 사람을 이용해 강제성을 띤 소비를 조장했던 것, 물건을 사야만 할 것 같은 공포 마케팅에서 비롯된 비교의식과 두려움에 살던 자신들의 삶을 뉘우치는 의례적 행위와도 같다. 강연을 들었던 이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진심을 담아 뜨겁게 안으며 '우리'의 삶에 대한 가치를 보게 한다.  자신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가짓수가 많아 막연하여 어떤 것부터 정리해야 할지 손댈 엄두조차 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점점 불어나는 악순환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고 적은’ 생활에 대한 동의를 통해 조슈아와 밀번은 함께 걷기를 요청한다. 그들에게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은 '지구와 생태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이들이 곳곳에서 진정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말한다.

 


<사진출처 : Netflix>


#사순절: 진정한 물질주의자 예수님

우리는 정말 필요를 잘 아는 존재일까? 다큐는 ‘의미를 추구하는 인간’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욕망의 결핍을 채우려 부단히 몸부림치다가도, 그것이 채워지면 과잉의 권태를 느끼는 신비로운 인간을 보게 된다. 단순한 소비의 행위에 무슨 큰 뜻이 있겠는가 싶지만, 외부에 의해 종용된 소비는 숨 막히는 과잉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며 그러한 필요에 따른 소비에는 그 내부에서 원하는 바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외부에 의해 자신의 욕망이 좌지우지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와 소명의 무게의 축을 들고 조절하며 사는 존재이다. 그러나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욕망의 조절을 위한 묵상의 시간을 디지털 기술과 광고에, 멋들어진 물건들에 빼앗겼다. 주입식으로 세뇌된 필요에 집중하느라 버려지는 물건과 쌓여가는 물건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음을 놓쳤다. 두 명의 미니멀리스트들은 자신들의 생활방식이 급진적인 아니라 질 높은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알맞은 소비' 라 말한다. 끊임없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려 사고, 채우고, 버리고 다시 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면서 얻은 것은 주변의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의 삶을 향한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한다. 여전히 넘침과 빈곤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지구상에 ‘알맞음’을 어떻게 풀어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가 있다. 그러나 미니멀리즘은 중요한 삶의 의미를 던져 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소비의 절제가 개인의 절제 그 이상을 담고 있다고 말하듯이, 우리의 소비의 일상은 지구와 세계에, 그리고 생명의 가치에 얼마나 넓은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


<사진출처 : pixabay>

코로나 19라는 예상치 못한 기간과 사순절이라는 특별한 시간은 빼앗긴 묵상의 능력을 다시 가져오게 한다. 예수님은 생동하는 욕망을 감추거나 거부하신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욕망과 욕구를 동시에 가진 참 인간이시며 피조세계를 품으시는 진정한 물질주의자이시다. 하늘의 나는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땅의 돌과 작은 씨앗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신 분이시며, 욕망을 가진 인간이 자신과 이웃을 향해 생명의 에너지를 발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셨다. 예수님이 살아내신 적정한 삶은 밍숭밍숭한 권태로운 삶이 아니다. 그의 삶 따로, 십자가와 부활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서로가 안에서 살아 숨쉬는 한 짝 이기에 그리스도인은 만물에 대한 고통에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만물이 오롯이 회복됨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사순절은 그 어느 때보다 지구를 품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에 깊이 공명 되길 바란다. 무의식적인 욕망과 무분별한 디지털 기술에 치우친 삶으로 인해 버려지고 낭비되는 물질로 기후 생태계가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라며. 


글. 장해림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1) 포노사피엔스 : 디지털 문명을 이용하는 신인류의 사회학적 일컬음, 최재붕[포노 사피엔스], 쌤엔파커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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