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문화를 읽어내는 데에 도움이 되고, 배우고 경험해야 할 가치가 녹아든 예술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긴 연휴 동안 가볼 만한 전시와 상점, 그리고 극장&OTT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민해 볼 만한 사회 문제, 가족의 의미가 담겨있는 콘텐츠들을 추천하며 서로가 서로의 이웃이 되는 명절 되시길 소망합니다.
추천 전시 & 상점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2024.4.5.-2024.9.22. 국립현대미술관(서울 지하1층, 7전시실, 전시마당, 종친부마당) 관람료: 2000원
한국 최초 여성 조경가 정영선(1941~)의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다. 그는 1980년대부터 ‹서울올림픽미술관, 조각공원›(1988), ‹대전 엑스포 '93›(1993,1999),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 2008), ‹선유도공원›(2002) 등 국가·지역·민간 주요 프로젝트를 구축해 구축해 왔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정영선의 조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정원을 전시마당과 종친부 마당에 조성하였다. 작가는 조경가의 ‘예술가적 자질’에 기반한 장소맥락적 연구, 기능과 조형의 조화, 자연계에 내재하는 생태적 질서에 부응하는 방법론으로서의 조경을 주장해다. 또한 그는 조경 특유의 시간성, 치유적 속성뿐만 아니라 공공성, 사회문화적 영향을 강조해 왔다. 그의 삶과 그의 작업을 다룬 영화 <땅의 쓰는 시>와 함께 보면 더욱 풍요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큐레이션. 김민아)
<책 읽는 서울광장> 매주 목,금,토,일 6-9월은 야간 운영만 진행(16:00-21:00)
<책 읽는 맑은 냇가> 매주 금,토,일 11:00-18:00 / 청계천(모전교~광통교)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서울광장/ 책 읽는 맑은 냇가는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책 프로젝트이다. 실내공간에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좋은 날씨를 즐기며 야외 광장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큐레이션. 김민아)
<나무의 시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매주 월요일 휴관, 10:00-19:00 2024.7.3.-2024.9.29. 성인 20,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2,000
내촌 목공소, 남희조, 허회태의 전시전으로 목공소와 예술가 협업전시이다. 단순한 예술 전시를 넘어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경험하게 한다. (큐레이션. 김민아)
<알맹상점>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25길 47 3층 알맹상점,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이외 12:00-20:00 추석연휴는 9/15-17는 임시휴무, 18일부터 정상영업
껍데기 말고 알맹이만 담아올 수 있는 알맹상점. 리사이클 용품, 리필제품 등을 판매한다. 세탁제품, 화장품, 먹거리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내용물은 가져온 공병 혹은 알맹상점에 준비되어 있는 공병에 담아가야 한다.
추석연휴에 영업하지 않아 아쉽지만 다양한 추석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으니 연휴 전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병뚜껑으로 만드는 달고나’ 등 아이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며, 재활용품 수거도 하고 있다. (큐레이션. 김민아)
극장 영화
영화 [한국이 싫어서] |한국 | 드라마 | 107분 | 12세 이상 관람가 | 소설 원작 | 2024. 08. 11 개봉
#청년문제 #세대갈등 #사회현실 등을 다루는 영화
장강명 소설 <한국이 싫어서>를 원작으로 삼는 동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직장여성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계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 가게 된 사정을 독백으로 들려준다. 모두가 해야 한다는, 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 계나. 적당한 학벌의 적당히 좋은 회사를 다니며 일상을 살아내지만, 그 일상이 때로는 가혹하고 답답하고 절망스럽기만 하다. 왜냐? 한국은 학벌·재력·외모 등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평균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살아가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꿈꾸지 못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오늘날 청년들이 말하는 "이생망", "헬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해외로 떠나는 게 답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 현실에 고군분투하며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청년의 삶을 잔잔하게 그려낼 뿐이다. 10년 전 소설이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어쩌면 요즘 청년들 혹은 지식인층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망국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풍성하게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는 모든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한다. (큐레이션. 임주은 / 필름포럼 절찬 상영 중)
영화 [그녀에게] |한국 | 드라마 | 105분 | 12세 이상 관람가 | 2024.09.11 개봉
#사회문제 #발달장애인가족 #인식개선 등을 다루는 영화 사회에서 유능한 정치부 기자였던 '상연'은 쌍둥이 남매를 출산한다. 하지만 둘째 지우가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뒤, 그녀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에 맞닥뜨린다. 세상에 오직 장애를 가진 자녀와 자신, 단 둘 뿐인 '장애라는 섬'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 '장애도'에서의 고립을 벗어나 '세상 속에서' 당당히 살기 위한 그녀의 길고 힘겨운 여정이 시작된다. 발달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덤덤하게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래서 더더욱 슬프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사회 속에서 계속해서 현재진행형으로 겪어야 할 삶'들'이기 때문이다. 그 슬픔이 조금이라도 가실 수 있도록 많은 최대한 많은 사회 구성원이 이 영화를 통해 더 넓게, 더 깊이 알아갔으면 좋겠다. (큐레이션. 임주은 / 필름포럼 절찬 상영 중)
영화 [장손] |한국 | 드라마 | 105분 | 12세 이상 관람가 | 2024. 09. 11 개봉
#세대갈등 #성별갈등 #계급갈등 #한국사회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 영화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대를 잇는 가업인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가족들이 다투는 와중에 장손인 '성진'은 그 밥줄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이 영화는 대가족 3대의 70년 가족사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가족의 의미와 또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대, 성별, 계급 갈등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성찰하는 작품이다. 작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연기력이 출중한 감초 배우들이 다 모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가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누구 하나 이 영화 속 이야기에 해당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시대의 상을 탁월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큐레이션. 임주은 / 필름포럼 절찬 상영 중)
영화 [52헤르츠 고래들] |일본 | 드라마 | 136분 | 15세 이상 관람가 | 2024. 09. 04 개봉
#가정폭력 #위로 #공동체 등을 다루는 영화 2021년 일본 서점 대상 1위를 차지한 '마치다 소노코'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52헤르츠 고래는 북태평양 일대에 고래로, 평소 고래들이 사용하는 12~25헤르츠 사이의 주파수보다 훨씬 높은 52헤르츠로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인 '키코'와 '안고'는 부모에게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모에게 학대를 받아왔던 '안고'는 '키코'의 슬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그의 어려움을 금세 알아차린다. "딱 한 명,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52헤르츠 고래들과 같은 그들의 희망과 구원의 이야기.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따뜻하고 잔잔하게 풀어가는 영화이다. (큐레이션. 임주은 / 필름포럼 절찬 상영 중)
OTT 영화
넷플릭스 [맵고 뜨겁게] |중국 | 코미디, 드라마 | 130분 | 15세 이상 관람가 | 2024. 07.26 공개
#동기부여 #성장 #스포츠 #여성 #홀로서기 #외모지상주의 #사회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근래 넷플릭스에서 보았던 영화 중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이면서도 여러모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영화였다. 주인공 '러잉'은 매우 내성적인 성격에 더해 늘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탓에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집에만 틀어박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살아가는데, 거기에다 소위 뚱뚱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가족들에게까지 무시당하기 일쑤다. 가족들과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어쩔 수 없이 독립하지만, 그러면서 우연히 복싱코치를 만나는데.. 의외의 계기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된다. 거짓, 외모지상주의, 물질주의 등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늘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려는 러잉이 겪는 '갈등'은 우리로 하여금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면서도 그 갈등에 우리는 어떻게 맞설 것인가, 온갖 척과 거짓이 난무하는 메시지 속에서 우리는 어떤 싸움을 할 것인가에 대해 교훈을 준다.
이 영화의 감독은 '자링'이며, 주인공도 '자링'이다. 즉 감독이 기획, 연출, 출연까지 도맡아 한 작품으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제로 50kg를 감량하며 영화 속 성장형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다, 울다 그리고 소름 끼치다 이내 감명받게 된다. 긴 연휴 기간,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큐레이션. 임주은 /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우렌의 결혼] |한국 | 드라마 | 83분 | 15세 이상 관람가 | 2024. 06.12 공개
다큐 조연출인 주인공 '승주'는 입봉을 꿈꾸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간다. 하지만 현지의 고려인 감독 '유라'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바람에, 예정된 결혼식을 놓치게 되며 다큐멘터리 촬영에 문제가 생긴다. 승주는 어쩔 수 없이 가짜 신랑 '다우렌'이 되어 버린다. "지금부터 가짜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뜻밖의 힐링 모먼트들이 펼쳐지게 되는데... 자극적인 스토리가 편만한 요즘 영화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영상에 잔잔하고도 소소한 웃음을 주는 힐링 영화이다. (큐레이션. 임주은 / 넷플릭스)
<문화캘린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문화를 읽어내는 데에 도움이 되고, 배우고 경험해야 할 가치가 녹아든 예술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긴 연휴 동안 가볼 만한 전시와 상점, 그리고 극장&OTT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민해 볼 만한 사회 문제, 가족의 의미가 담겨있는 콘텐츠들을 추천하며 서로가 서로의 이웃이 되는 명절 되시길 소망합니다.
극장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