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리뷰(오트밀)넷플릭스 영화 <씨스피라시> - "바다의 고통을 함께 겪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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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윤식당>을 보며 놀라웠던 건 윤여정 씨나 최우식 씨의 영어실력이나 한옥이 주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다. 내게 가장 신기하고 어쩌면 생경하게 다가왔던 것은 <윤식당>에 방문한 외국인 팀들 중 다섯에 한 명 꼴이 ‘비건’이라는 사실이었다. 채식문화 열풍에도 불구하고, 내 주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채식주의자가 외국에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난 아직도 채식이 생경한 것일까? 채식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이전 해외 시즌에서 손님들의 비건 옵션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윤식당>에는 시작부터 비건 손님을 위한 옵션이 구성되었다. 비건은 채식 중에서도 높은 단계에 속하는데, 이 같은 비건들을 위해 육수 대신 채수를, 디저트로 콩 소스와 부각을 구성했고, 어메니티도 제로웨이스트로 제공되었다. <윤식당> 제작진의 이러한 배려는 채식과 쓰레기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청자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에서 작지만 충분히 멋진 태도이자 반가운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습관의 경향성을 채식으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질 때면 노릇한 삼겹살을, 가족모임 때마다 어김없이 구워 먹는 숯불돼지 목살을, 출출할 땐 치킨을, 축하할 일이 생길 땐 소고기 스테이크를 떠올리게 되는 그간의 인생 습관 덕분에 마음은 그저 마음으로만 남았다. 그러다가, 내게 필요한 ‘기름기’는 생선요리에서 채우면 나도 쉽게 ‘비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부푼 맘으로 비건 계획을 짜면서 베지테리언에 대해 찾아보는데 생선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베지테리언은 ‘비건’이 아니라, ‘페스코/폴로 베지테리언’이라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궁금증이 생겼다. 공장식 축산이 가져오는 환경문제, 동물권 등의 이슈로 인해 육류를 거부하는 것은 익히 들어 납득 가능했지만 ‘비건’들이 어류 섭취까지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류는 육류가 생산되는 방식과는 다르지 않은가.

 

내 물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2021)에서는 ‘비건’의 지향에 따라 어류를 섭취하지 않아야(만) 할 이유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요지는 어업 또한 이미 산업화되었다는 것. 이야기의 시작은 뱃속에 ‘비닐봉지 30개 이상’이 들어서 죽음을 맞이한 고래들의 처참한 최후다. 동시에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리되는데 그 수가 이미 은하계 별의 수보다 500배 이상 많고, 바다에 서식하는 모든 생명체에 침투하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안내되는데, 나는 그 지점에서 생뚱맞게도 “쓰레기가 왜 바다에 버려지는지”가 궁금했다.

 

쓰레기는 왜 바다에 버려지는가?

그동안 해양 플라스틱 문제가 논의되어 왔지만, 그 플라스틱의 상당수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바닷가에 버려지는 면봉이나 비닐봉지, 일회용 컵과 같은 생활쓰레기,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거북이 코에 박혀있던 빨대 정도가 그나마 예상 가능한 해양 쓰레기의 범주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는 (쓰레기섬-육지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할 장소를 ‘섬’으로 지정하는 경우-을 제외하고) 해양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어망’, 바로 어업 도구들이라는 사실을 고발한다. 감독 알리타브리지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와 플라스틱 사용 반대 캠페인에 ‘어업’이 함구되고 있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해양 플라스틱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어업도구가 아니라, 0.03%만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빨대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는 것이다.

 

파괴하는 ‘자본’

감독은 ‘자본’을 따라 그 이유를 찾는다. 환경단체와 정부, 어업은 이미 끈적하게 유착되어 수없이 많은 어장이 고갈되고 파괴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업적 어업이 통제되고 있는 부분은 전체의 1%도 안된다는 사실 앞에서 작동되는 감응은 무력감과 분노다.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어업의 완벽한 산업화로 인해 모든 것이 엄청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이미 어업도 축산업과 같이 공장식 산업화가 된 지 오래다. 돈과 함께 엮여있는 정부, 단체, 어업은 양심상 ‘지속가능’이란 시장경제 패러다임의 성찰을 담은 모토를 내세우며 어업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지만, 뜻도 의미도 모호한 이 단어는 단지 환영에 불과하다. 여기서,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 원리는 생명 유지가 아니라, 이윤과 부의 축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행해지는 유럽 연합의 어업은 유럽 연합 보조금으로 진행되는데,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의 업체들이 유럽 연합의 경제력과 경쟁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아프리카 대륙을 약탈했던 역사의 연장선이 된다. 기업의 이익에 복무하는 환경단체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유착은 바다뿐 아니라 경제도, 삶도 파괴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중요한 지적이다.

 

균형감

즉,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거대한 상업적 공격에 눈을 가린 채, 플라스틱 빨대나 면봉, 종이컵과 같은 이슈로만 시선을 두게 만드는 환경단체와 정부의 시도는 경제 권력과의 대결을 막고 문제를 정확히 보는 것을 피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 이러한 눈가림의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본과 이익, 양심과 생명의 뒤섞인 관계 안에서 거시를 보지 못하게 하는 조작된 미시의 향연들. 물론 구조와 권력의 폭력이라는 언어를 일상의 모든 상황에 끼워 넣으며 상대와 상황을 공격하는 태도는 멀리해야 하지만, 보이는 사태에만 몰두해 더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오류는 어느 상황에서든 더욱 경계해야 한다. 미시와 거시 사이의 균형감을 가져야만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의 실천이 지속됨과 동시에, 구조악과 같은 거시 존재에 대한 저항까지 행위할 수 있다. ‘균형’만이 느린 변화일지라도,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대로 두기

다큐멘터리의 전문가 중 한 명이 ‘바다 안은 눈에 안보이기 때문에, 그 파괴 정도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진단하면서 보이지 않는 바다를 살리는 길은 ‘그대로 두기’라 말한다. 내겐 그 전문가의 판단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자연의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우리는 자연을, 바다를 보호할 수 있는가. 인간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말은 그야말로 자기 착각, 자기에 대한 과잉 신뢰다. 번번이 무너지고, 번번이 실패하는 나와 당신의 모습을 보면 그것이 오류라는 사실을 정말 ‘번번이’ 깨닫지 않는가. 나는 우리가 바다를 위해,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그대로 두기라는 전문가의 말에 동의한다. 아니, 우리가 바다를 그대로 둘 수만 있다면, 그것이 울고 있는 바다의 고통을 함께 겪는(롬12:15) 유일한 일이라 생각한다. 육류와 어류를 먹지 않는 것은 자연을 그대로 두려는 적극적인 행위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거대한 구조에 무력해하지 않길 바란다. 대신 그것에 맞서서, 혹 바다생물을 먹지 않는 것이 내가 선택한 바다를 살리는 길, 그대로 두는 길이라면, 실천하길 바란다(나도 무언가 먹지 않는 작은 실천을 해보려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가 ‘함께 겪어야만’ 개선된다.



OTT, meal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어떤 단말기에서도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구독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OTT서비스의 핵심인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넷플릭스 추천영화’, ‘왓챠 시리즈 소개’, ‘OTT 숨은 띵작 추천’ 등의 추천 혹은 안내 콘텐츠를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걸 보면 그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한국 드라마인 스위트홈(넷플릭스), 영국드라마 이어즈앤이어즈(왓챠), 미국드라마 체르노빌(왓챠) 등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다국적 드라마들을 비롯해, 넷플릭스 개봉작인 로마, 옥자, 아이리시맨, 결혼이야기 등 유명감독들의 완성도 높은 영화들도 OTT를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독인으로서 OTT 플랫폼에서 화제가 되는 콘텐츠들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지, ‘시선’에 대한 고민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문화선교연구원에서는 <오트밀, OTTmeal>이라는 코너를 통해 볼 만한 콘텐츠로 꼽히는 영화, 드라마들을 비판적이지만 애정어린 시각으로, 건강하고 솔직하게 읽어 내보려 합니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건강에 좋은 오트밀처럼 말이죠. ^^  



정수인 전도사 (문화선교연구원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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