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분석[요즘뜨는것들] '집콕라이프(레이어드홈)'시대와 '홈워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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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더욱 심각해진, 이른바 3차 대유행의 정점에서 연말을 보냈다. 길거리에 나가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도, 새해에 다짐을 하며 일출을 보러 갈 수도 없었던 상황.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연말·연시에 나름의 방법대로 즐겁게 보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집콕

                                                                                                  (출처: 티몬)

소설 커머스 ‘티몬’이 고객 1,043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기간의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응답이 65%로 가장 높았고, 응답자의 20%는 ‘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기겠다’고 답했다. 중요한 명절이라 하더라도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고, 그 대신 집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콕 라이프’가 코로나 시대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어디에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을 뜻하는 ‘집콕(혹은 방콕)’은 사실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당시 핵가족화, 뉴미디어 시대 확산 등 사회구조 및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사회활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대부분의 필요를 집에서만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었고, 그들의 삶을 일컬어 ‘집콕(혹은 방콕)’라이프라고 불렀다. 그러나 오늘날 ‘집콕’은 전 국민에게 권장되는, 슬기로운 문화생활로 읽히고 있다.

 

#홈코노미(Homeconomy)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홈코노미’는 집콕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경제를 말한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의 쇼핑과 휴식·여가·레저를 집에서도 즐기기를 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상황에 맞춰 ‘집’이라는 공간의 역할을 다양하게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다.

 


#레이어드 홈(Layered Home)


 책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올 한 해, 트렌드 전망으로 ‘레이어드 홈’을 꼽았다. 이는 본래 집이 가지고 있는 기본 기능, 즉 ‘먹고’, ‘자고’, ‘쉬고’에서 더 나아가 새롭고 다양한 층위의 기능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캠핑을 좋아하는데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실이나 베란다가 캠핑장이 되고, 집을 카페처럼 꾸며 카페에서나 먹었던 디저트를 집에서 즐기고, 영화관 대신 집을 홈시어터로 꾸미고, 헬스장을 못 가는 대신, 일명 ‘홈트’를 통해 집에서 체력을 관리하기도 한다. 


또한 학생 혹은 직장인에게, 오늘날의 집은 ‘수업’ 혹은 ‘근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한 환경을 따로 조성할 필요를 느낀 사람들 사이에서, ‘데스크테리어(오래 머무는 책상을 편의에 맞게 꾸미는)’와 ‘캠테리어(온라인 화상 수업/회의 때 노출되는 공간을 깔끔하게 꾸미는)’가 유행이다. 또한 실내 공간을 더욱 쾌적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도 함께 떠오르는 추세이다.

 

#그런데.. ‘홈-워십’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라인 예배가 지속되면서, 점차 그 참여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자발적으로 예배 시간과 공간을 따로 분리하여 예배를 드리는 신앙인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못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예배 초기에는 단지 ‘한시적인 사건’일 것이라 예상했거나, 혹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어색해서 미처 예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대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린 지 약 1년이 된 지금. 정해진 장소가 아닌, ‘이동 중인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편의대로 시간을 미루어 ‘녹화된 영상’으로만 예배를 드리는 신앙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홈카페’, ‘홈쿡’, ‘홈캠핑’, ‘홈트’만큼이나 집이라는 공간이 신앙생활과 예배의 공간으로도 언제든지 바뀌어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을 구별하고, 공간은 ‘십자가 모형’이나 ‘조명’ 혹은 ‘방석’ 등을 이용해 작은 변화를 주면서 말이다. 꼭 교회 안에서‘만’ 성스러운 예배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따뜻한 친교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 길어질지 모르는 비대면 예배 상황에도 신앙생활(혹은 가정신앙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은 신앙인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집콕 신앙생활

한국교회는 늘 ‘일상에서의 예배’를 강조했다. 즉, 주일 예배가 끝나고 교회의 문을 나서서도 예배는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성도들이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각 가정에서 어떻게 신앙생활을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실제적 대안이나 도움은 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각 교회의 규모·인력·재정적 여건에 따라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예배 및 성경공부 영상을 만들어 제공하며 그 시간에만 참여하기를 요청하기보다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신앙적 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개교회에서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예수님을 떠올리고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작은 조형물이라든지, 짧은 시간이지만 루틴(routine)하게 실천할 수 있는 묵상집, 묵상영상 등)

 

#집콕 스트레스

물론 집이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꾸미고 즐긴다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부터, 층간소음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또한 하루 종일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며 학교교육까지 일부 담당해야 하는 부모들의 감정적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반대로 집이라는 공간에 다양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재정적·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더 많다. 오히려 ‘레이어드 홈’이라는 트렌드가 ‘집’ 공간에 대한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더 크게, 더 많은 것을 하며 무조건적으로 즐기고 SNS에 자랑하는’ 집콕 문화가 아닌, 집에서 ‘홀로’ 혹은 ‘가족과 함께’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세상과 단절된 채로 지내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집콕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각 교회는 모든 재능과 열정을 담아 만든 ‘양질’의 주일 예배 콘텐츠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신앙인들이 하나님과의 관계, 교우 및 목회자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정립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상적인 프로그램들을 더욱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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