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분석 [요즘뜨는것들]숏폼비디오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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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할 일은 없지만, 적당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의미한 일을 하는 상태를 ‘킬링타임’이라 부른다. 킬링타임도 시대마다 문화마다 조금씩 변화되어 왔는데, 가령 과거 PC게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미디어 게임이 스마트폰으로, 만화책에서 웹툰으로,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유튜브 콘텐츠로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 가장 최근에는 이 모든 것들을 이기는 ‘숏폼 비디오’가 킬링타임의 대명사가 됐다. 작년 8월, 앱 비교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은 한국인의 OTT 서비스 플랫폼 이용시간보다 숏폼 비디오 플랫폼(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이용시간이 5배나 더 높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주 이용자는 거의 청소년 및 청년세대였다. 이는 요즘 세대의 미디어 시청 행태가 꽤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동시간이나 여가시간에 숏폼 비디오를 재생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왜일까? 우선, 숏폼은 별다른 생각 없이 또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그저 엄지손가락만 슥슥 내리면 짧은 시간만에 우리에게 강렬한 도파민을 선사해준다.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들은 호흡이 긴 영상들에 비해 더 큰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바로 다음 콘텐츠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시스템 때문에 고강도의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어 중독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다음으로, 숏폼은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에 특화된 콘텐츠다. 영상을 제작하는 별다른 편집 기법이 가미되지 않아 퀄리티는 낮지만, 내용과 결론이 매우 함축적으로 요약되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빠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면 숏폼 비디오는 현대인들에게 ‘도파밍’1) 중독만 강화시키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이제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된 숏폼 비디오를, ‘뇌를 망친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배격하기보다는, 청소년 및 청년 세대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학, 맛집 및 여행 정보, 살림, 컴퓨터 기술, 심지어 쉽게 풀어주는 경제뉴스까지. 요즘 숏폼에는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과거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를 신청해야만 만날 수 있었던 전문가들이 자신이 가진 정보나 지식, 노하우를 짧은 영상으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지극히 개인적인 어려움과 아픔의 이야기들, 육체적 질병이나 정신적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이나 장애 아이를 키우며 겪게 되는 점까지 솔직하게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과거 좋은 점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SNS(사회관계망)의 공식에서 벗어나, 진솔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공감과 소통, 위로의 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출처: 엑셀을 잘 정리해서 가르쳐주는 인스타그램 페이지 @link_to_sophie @oppaduexcel /해커스 일본어 짧은 강의 @hackersjapan_official>


<출처: 20대를 위한 쉬운 경제시사 @1st.butt__n / 제주여행 정보 @trip.in.jeju / 살림 관련 정보 @mirine_home>

그러나 어디에나 명과 암이 있듯이, 숏폼을 통한 허위 광고나 음란물 배포 등에 청소년들이 교묘하게 노출되어 있다. 숏폼 비디오를 무조건적으로 지양시키기 보다는, 새로운 미디어 시청 방식에 어른 세대가 함께 관심을 갖고 생태계와 시스템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최근들어 숏폼 비디오를 통해 자연스레 젊은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채널도 증가하고 있다. 짧고 강렬하게 관심을 끌면서, 하루 1분씩 중요한 성경적 가치가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다. 도파밍 중독의 장이면서, 동시에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장이 되기도, 진솔한 삶의 이야기로 소통하는 장이 되기도 한 숏폼 플랫폼. 교회도 여기에 관심을 갖고 명과 암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말씀을 전하고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장으로 잘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각주
1) 도파밍: 쾌락, 즐거움 등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 ‘도파민(Dopamine)’과 수집한다는 의미의 ‘파밍(Farming)’이 합쳐진 신조어로 “도파민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다.


글. 임주은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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