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문화 읽기영화 <킹 오브 킹스> - 왕을 찾아 떠난 윌터의 이야기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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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한인교회에서 어린이부서를 맡아 사역하는 사역자로써 사순절과 부활절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중, The King of Kings라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은 나에게 가뭄의 단비 와도 같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집트 왕자 1,2, The Star와 같은 기독교 애니메이션들은 환영할만한 너무 귀한 자료들이다.) 이 소식을 들은 후, 어린이 부서 가족들과 함께 직접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왕중의 왕'이라는 표현은 처음 들으면 강한 정치적 성격을 떠올리게 하기에 영화를 보기 전 '왜 왕이라는 키워드를 제목으로 사용했을까?'를 꽤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같다.  영화가 시작하고 여기서 '왕'은 오히려 주인공 윌터의 관심을 끌어내는 시작점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 웃었지만 어린 윌터가 예수님을 ‘왕중의 왕’이라고 고백하게 되는 과정은 내게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였다.


Angel Studios의 The King of Kings는 찰스 디킨스와 그의 아들 윌터의 관계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생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다시 들려준다. 영화는 디킨스가 A Christmas Carol을 낭독하는 장면에서 시작되는데, ‘아서 왕’을 좋아하는 아들 윌터가 무대에서 장난을 치면서 이야기에 끼어든다. 무대를 망친 아들 윌터와 디킨스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디킨스는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디킨스는 윌터가 '왕'에 집착하는 것을 활용해 예수님을 '진정한 왕'으로 소개하며 복음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시작한다. 윌터는 처음에 세속적인 왕의 이미지로서의 예수님을 기대한다. 윌터는 칼과 왕관, 군대처럼 눈에 보이는 힘을 가진 왕의 모습을 꿈꾼다. 그러나 디킨스가 들려주는 복음 이야기를 들으며 윌터는 세상을 무력으로 다스리지 않고 사랑으로 섬기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북미에서 흥행 중인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스틸컷. /모팩스튜디오

물론 영화 속에서 “왜 예수님을 왕중의 왕이라고 생각해?”라는 물음에 윌터가 정확한 이유를 이야기하진 않는다. 그러나 윌터가 아버지가 들려주는 복음서의 이야기를 들으며 경험하는 변화는 진정한 권위란 힘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에 있다는 복음의 핵심을 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여정을 보여준다.

갈등으로 시작했던 윌터와 디킨스 부자 사이의 감정선이 점점 회복되면서, 예수님의 구원, 사랑, 희생의 이야기가 윌터에게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윌터의 시선 속에서 예수님의 이미지가 아버지 디킨스의 이미지와 겹쳐지는 연출이 일어나는데 이는 디킨스의 복음서 이야기가 윌터의 마음을 울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결국 복음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사랑’으로 다가온다.디킨스가 윌터에게 들려주는 복음 이야기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언어이며, 권위가 억압이 아니라 품는 힘임을 보여주는 따뜻한 은유가 된다. 이 복합적인 서사 덕분에, The King of Kings는 복음서를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살아 있는 이야기로 경험하게 만든다.


물론 영화는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만큼 상당히 빠른 전개와 경쾌한 톤을 유지한다. 성인 관객에게는 윌터의 장난스러운 행동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고, CGI나 스토리의 깊이에 약간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The King of Kings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복음서의 생명력을 새롭게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 작품이 한국 감독에 의해 연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더욱 큰 감격이었다. 만약 이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된다면, 한국의 크리스천 가족들에게도 따뜻하고 소중한 선물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가 든다.


영화관을 나서며, 아이들과 ‘왜 윌터가 다른 왕들 보다도 예수님을 왕중의 왕이라고 고백한걸까?’라는 질문을 나눠봐도 좋을 것이다. 왕을 찾아 떠났던 어린 소년 윌터가 장난감 칼을 내려 놓은 것처럼, 우리도 다시 복음 안에서 우리의 평화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글. 심수빈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와 문화를 전공하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섬기다가 현재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거주중이다.



덧.

<킹 오브 킹스 King of Kings> 영화 개봉을 맞이하여, 도심 속 문화성경학교를 진행합니다!
아래 소개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도심 속 문화성경학교
진짜 왕을 찾아서 <킹 오브 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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