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손쉽게 지브리 스타일로 바꿀 수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Chat GPT를 활용한 지브리풍 이미지 생성이 유행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SNS의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풍으로 교체하고 있는데요. 이에 저희는 각 분야에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단톡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한 번 만나보시죠!
카톡방 초대 목록
김복동 겸임교수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이해완 교수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김지혜 책임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조성실 목사 (교회와 디지털 미디어 센터)
* 아래 카톡방은 전문가 분들의 소견을 취합하여 새롭게 재구성한 글입니다. 원문은 하단에 있습니다.






[전문가 소견 원문]
AI 시대의 예술작품과 대중화 | 김복동 겸임교수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유명한 화풍의 캐리커쳐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 대중들에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사실 이미 이런 비슷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 사진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순수 미술은 이제 발 붙일 곳이 없다고 여겨졌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나 피사체를 똑같이 그려내는 것은 더 이상 예술이기 어려운 듯 보였다. 이 때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과거 그림이 가지고 있던 아우라의 붕괴를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예술이 대중화가 됨으로써 민주적인 형태로 예술이 향유되는 등의 충분히 긍정적인 작용이 있을 것이라 피력했었다.
그럼에도 우려가 되는 것은 작가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다. 화풍은 작가의 정체성이다. 가수들이 자신의 음색을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바꿔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자신만의 무언가를 확립하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이 곧 화풍인 것이다. AI가 복제하는 화풍은 사진이나 영상이라는 프레임에 실물을 담아 붕괴되었던 순수 예술의 아우라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된다.
카톡 프로필을 들어가보면 너도 나도 지브리 생성 이미지를 걸어두고 있다. 대중화된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기술의 발달은 과연 다양한 대중의 모습들을 뚜렷하게 하는가, 아니면 대중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가는가. 민주적인가, 전체적인가.
AI 화풍과 저작권법 | 이해완 교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추상적인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스타일이라는 말도 법적인 용어는 아니어서 어느 스타일을 이루는 구체적인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결합되어 사용될 경우에는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의 영역에 해당하여 저작권 보호의 경계선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도로는 일단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프롬프트 구성 방법에 따라서는 단순한 스타일만이 아니라 구체적 캐릭터나 영화 속의 특정 장면 등의 재현을 포함하도록 하는 프롬프트를 사용하여 만든 후 그것을 온라인의 공개적인 공간에 올리는 등 행위를 할 경우에는 사용자도 저작권침해 등의 리스크를 지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스타일 서비스를 하기 위해 허락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한 경우라면 각국의 저작권법에 따라 서비스 회사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어느 정도 범위에서 '자유이용' 또는 '공정이용'으로 허용될 수 있을지는 각국의 법제에 따라 다르고(일본이 가장 넓게 공정이용을 인정하는 입법을 하여 시행하고 있는 예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AI 학습을 위한 이용에 대한 공정이용 조항을 두지는 않고 있어(그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권리자와 이용자 측 사이에 많은 대립이 있어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사건이 있을 경우 일반 공정이용 조항(저작권법 제35조의5)이 적용되어 실제 사건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이후 판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사업자에 대한 문제이고, 일반 사용자에 대하여는 앞에서 본 법리가 적용됩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지브리 스타일 열풍 |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ChatGPT의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 기능은 출시 직후 전례 없는 비즈니스적 성공을 거두며 AI 콘텐츠 생성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되고 아이폰으로 인한 애플 생태계가 조성되듯 생성형 AI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Fotor와 같은 플랫폼은 지브리 스타일 AI 생성기를 특화하여 제공하고, Fiverr는 "Creation Models"를 통해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작업 스타일로 AI를 학습시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Exactly.ai는 사용자가 특정 예술 스타일의 모델을 학습시켜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AI 기반 스타일 변환, 맞춤형 삽화 생성, 콘텐츠 개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이러한 성공은 투자 유치로 직결되어, OpenAI는 소프트뱅크 주도의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4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3천억 달러로 두 배나 증가시켰다. AI 이미지 생성 시장 전반은 Midjourney, DALL-E, Stable Diffusion, Adobe Firefly, Google Gemini 등 다양한 경쟁자들의 참여로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ChatGPT 지브리 열풍은 OpenAI뿐만 아니라 전체 AI 콘텐츠 생성 산업의 성장과 경쟁 심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 이미지 생성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주도권은 OpenAI 등 글로벌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며, 국내 주요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생성형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맞춤형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 AI 기반 디자인 플랫폼, 마케팅 자동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성과나 차별화된 대중적 서비스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례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런 부분은 한국의 AI 미래 경쟁력과도 연결되며, 지브리 스타일 열풍을 그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브리 스타일 열풍 |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2025년 3월부터 OpenAI의 ChatGPT-4o모델을 중심으로 한 지브리 스타일 모방 AI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10일 만에 1억 3천만 명이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을 요청하면서 Chat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4억 명을 돌파했다. 이 현상의 핵심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있다. DALL-E 2의 확산 모델, CNN과 Gram 행렬 기반 스타일 변환, 그리고 Sora와 같은 영상 생성 모델이 있으며, AI는 방대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데이터로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배경, 풍부한 감정 표현을 학습했다. 특히 ChatGPT-4o모델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를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시스템으로 지브리 특유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구현하고 있다. 이 기술을 쉽게 설명하면, 텍스트 또는 이미지 한 장을 입력받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있는 동영상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에도 아직 부족한 현상이 발생한다. 캐릭터 묘사의 일관성 부족하고, 캐릭터에서 손가락 생성 오류가 나타나고 있으며, 프레임 간 일관성 부족으로 영상 생성 시 깜빡임 현상이 나타나는 기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이미지 생성의 연산 집약적 특성은 OpenAI CEO 샘 올트먼이 "GPU가 녹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프라에 부하가 걸리고 있으며, 이 또한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문제이다. 기술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인간 창작의 신성함과 AI의 경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창조의 개념이 전통적으로 신적 영역이나 인간 고유의 능력으로 여겨졌으나, AI가 지브리 특유의 영혼과 감성을 모방해 내는 현상은 창조성의 본질과 영적 차원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심도 있게 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AI 이미지 생성에 대한 기독교 윤리적 관점 | 김지혜 책임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클릭 한 번에, ‘이웃집 토토로’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세계는 가족과 연인,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 장면을 더욱 아련하고 소중하게 포착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쉽고 아름다운 변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을 동반하며, 우리가 돌봐야 할 창조 세계를 위협한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허깅페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AI로 이미지 한 장을 생성하는 데 평균 3와트시(Wh)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는 작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수천만, 수억 번의 클릭이 반복되면 샘 알트먼이 “GPU가 녹고 있다”고 말할 만큼 엄청난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으로 쌓인다. 또한 내가 올린 사진이 무단 수집되고 학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번 일을 계기로 오픈ai가 막대한 양의 아시아인 얼굴 이미지 데이터를 별다른 비용이나 노력 없이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창작의 주체로서 인간의 고유성과 데이터 사용에 대한 자기 결정권의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기술의 편리함 뒤에 감춰진 윤리적 질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신앙인으로서 이 세계를 사랑하고 돌보는 책임은 클릭보다 무겁고,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지브리풍 AI에 대한 목회적 관점 | 조성실 목사 (교회와 디지털 미디어 센터)
개인적으로, SNS에 지브리풍 AI 필터가 아무리 넘쳐나도, 그것이 지브리에게 큰 타격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방은 쉬워도, 시간이 쌓아온 감동은 결코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가 지브리다움을 흉내 낼수록,, 지브리의 진짜 가치와 고유함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지브리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들만의 정체성과 감성을 충실히 지켜오며, 그것을 하나의 헤리티지로 쌓아 올려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쉽게 소비되는 시대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우리의 신앙 유산, 곧 헤리티지를 지켜나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기술은 모든 것을 빠르게 재현(representation)하고 모방(imitation) 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교회가 그 속도와 형식에만 쫓기게 된다면 정작 본질적인 신앙의 깊이와 살아있는 이야기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AI처럼 겉모습만 흉내만 내는 교회가 될 것인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본질을 붙들고 오늘의 삶 속에서 신앙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교회가 될 것인가. 결국 교회의 진짜 힘은, 오래된 진리를 ‘지금 여기에’ 살아 있게 만드는 데 있다고 믿는다.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손쉽게 지브리 스타일로 바꿀 수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Chat GPT를 활용한 지브리풍 이미지 생성이 유행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SNS의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풍으로 교체하고 있는데요. 이에 저희는 각 분야에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단톡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한 번 만나보시죠!
카톡방 초대 목록
김복동 겸임교수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이해완 교수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김지혜 책임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조성실 목사 (교회와 디지털 미디어 센터)
* 아래 카톡방은 전문가 분들의 소견을 취합하여 새롭게 재구성한 글입니다. 원문은 하단에 있습니다.
[전문가 소견 원문]
AI 시대의 예술작품과 대중화 | 김복동 겸임교수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유명한 화풍의 캐리커쳐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 대중들에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사실 이미 이런 비슷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 사진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순수 미술은 이제 발 붙일 곳이 없다고 여겨졌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나 피사체를 똑같이 그려내는 것은 더 이상 예술이기 어려운 듯 보였다. 이 때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과거 그림이 가지고 있던 아우라의 붕괴를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예술이 대중화가 됨으로써 민주적인 형태로 예술이 향유되는 등의 충분히 긍정적인 작용이 있을 것이라 피력했었다.
그럼에도 우려가 되는 것은 작가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다. 화풍은 작가의 정체성이다. 가수들이 자신의 음색을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바꿔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가도 자신만의 무언가를 확립하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이 곧 화풍인 것이다. AI가 복제하는 화풍은 사진이나 영상이라는 프레임에 실물을 담아 붕괴되었던 순수 예술의 아우라와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된다.
카톡 프로필을 들어가보면 너도 나도 지브리 생성 이미지를 걸어두고 있다. 대중화된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기술의 발달은 과연 다양한 대중의 모습들을 뚜렷하게 하는가, 아니면 대중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가는가. 민주적인가, 전체적인가.
AI 화풍과 저작권법 | 이해완 교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추상적인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스타일이라는 말도 법적인 용어는 아니어서 어느 스타일을 이루는 구체적인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결합되어 사용될 경우에는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의 영역에 해당하여 저작권 보호의 경계선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도로는 일단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프롬프트 구성 방법에 따라서는 단순한 스타일만이 아니라 구체적 캐릭터나 영화 속의 특정 장면 등의 재현을 포함하도록 하는 프롬프트를 사용하여 만든 후 그것을 온라인의 공개적인 공간에 올리는 등 행위를 할 경우에는 사용자도 저작권침해 등의 리스크를 지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스타일 서비스를 하기 위해 허락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한 경우라면 각국의 저작권법에 따라 서비스 회사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어느 정도 범위에서 '자유이용' 또는 '공정이용'으로 허용될 수 있을지는 각국의 법제에 따라 다르고(일본이 가장 넓게 공정이용을 인정하는 입법을 하여 시행하고 있는 예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AI 학습을 위한 이용에 대한 공정이용 조항을 두지는 않고 있어(그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권리자와 이용자 측 사이에 많은 대립이 있어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사건이 있을 경우 일반 공정이용 조항(저작권법 제35조의5)이 적용되어 실제 사건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이후 판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사업자에 대한 문제이고, 일반 사용자에 대하여는 앞에서 본 법리가 적용됩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지브리 스타일 열풍 |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ChatGPT의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 기능은 출시 직후 전례 없는 비즈니스적 성공을 거두며 AI 콘텐츠 생성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되고 아이폰으로 인한 애플 생태계가 조성되듯 생성형 AI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Fotor와 같은 플랫폼은 지브리 스타일 AI 생성기를 특화하여 제공하고, Fiverr는 "Creation Models"를 통해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작업 스타일로 AI를 학습시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Exactly.ai는 사용자가 특정 예술 스타일의 모델을 학습시켜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AI 기반 스타일 변환, 맞춤형 삽화 생성, 콘텐츠 개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이러한 성공은 투자 유치로 직결되어, OpenAI는 소프트뱅크 주도의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4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3천억 달러로 두 배나 증가시켰다. AI 이미지 생성 시장 전반은 Midjourney, DALL-E, Stable Diffusion, Adobe Firefly, Google Gemini 등 다양한 경쟁자들의 참여로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ChatGPT 지브리 열풍은 OpenAI뿐만 아니라 전체 AI 콘텐츠 생성 산업의 성장과 경쟁 심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 이미지 생성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주도권은 OpenAI 등 글로벌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며, 국내 주요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생성형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맞춤형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 AI 기반 디자인 플랫폼, 마케팅 자동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성과나 차별화된 대중적 서비스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례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런 부분은 한국의 AI 미래 경쟁력과도 연결되며, 지브리 스타일 열풍을 그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브리 스타일 열풍 | 정현목 전 상무 (더블유에이아이 COO)
2025년 3월부터 OpenAI의 ChatGPT-4o모델을 중심으로 한 지브리 스타일 모방 AI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10일 만에 1억 3천만 명이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생성을 요청하면서 Chat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4억 명을 돌파했다. 이 현상의 핵심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있다. DALL-E 2의 확산 모델, CNN과 Gram 행렬 기반 스타일 변환, 그리고 Sora와 같은 영상 생성 모델이 있으며, AI는 방대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데이터로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배경, 풍부한 감정 표현을 학습했다. 특히 ChatGPT-4o모델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를 통합 처리하는 멀티모달 시스템으로 지브리 특유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구현하고 있다. 이 기술을 쉽게 설명하면, 텍스트 또는 이미지 한 장을 입력받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있는 동영상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에도 아직 부족한 현상이 발생한다. 캐릭터 묘사의 일관성 부족하고, 캐릭터에서 손가락 생성 오류가 나타나고 있으며, 프레임 간 일관성 부족으로 영상 생성 시 깜빡임 현상이 나타나는 기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이미지 생성의 연산 집약적 특성은 OpenAI CEO 샘 올트먼이 "GPU가 녹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프라에 부하가 걸리고 있으며, 이 또한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문제이다. 기술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인간 창작의 신성함과 AI의 경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창조의 개념이 전통적으로 신적 영역이나 인간 고유의 능력으로 여겨졌으나, AI가 지브리 특유의 영혼과 감성을 모방해 내는 현상은 창조성의 본질과 영적 차원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심도 있게 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AI 이미지 생성에 대한 기독교 윤리적 관점 | 김지혜 책임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클릭 한 번에, ‘이웃집 토토로’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세계는 가족과 연인,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 장면을 더욱 아련하고 소중하게 포착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쉽고 아름다운 변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을 동반하며, 우리가 돌봐야 할 창조 세계를 위협한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허깅페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AI로 이미지 한 장을 생성하는 데 평균 3와트시(Wh)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는 작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수천만, 수억 번의 클릭이 반복되면 샘 알트먼이 “GPU가 녹고 있다”고 말할 만큼 엄청난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으로 쌓인다. 또한 내가 올린 사진이 무단 수집되고 학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번 일을 계기로 오픈ai가 막대한 양의 아시아인 얼굴 이미지 데이터를 별다른 비용이나 노력 없이 확보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창작의 주체로서 인간의 고유성과 데이터 사용에 대한 자기 결정권의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기술의 편리함 뒤에 감춰진 윤리적 질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신앙인으로서 이 세계를 사랑하고 돌보는 책임은 클릭보다 무겁고,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지브리풍 AI에 대한 목회적 관점 | 조성실 목사 (교회와 디지털 미디어 센터)
개인적으로, SNS에 지브리풍 AI 필터가 아무리 넘쳐나도, 그것이 지브리에게 큰 타격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방은 쉬워도, 시간이 쌓아온 감동은 결코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가 지브리다움을 흉내 낼수록,, 지브리의 진짜 가치와 고유함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지브리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들만의 정체성과 감성을 충실히 지켜오며, 그것을 하나의 헤리티지로 쌓아 올려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쉽게 소비되는 시대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우리의 신앙 유산, 곧 헤리티지를 지켜나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기술은 모든 것을 빠르게 재현(representation)하고 모방(imitation) 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교회가 그 속도와 형식에만 쫓기게 된다면 정작 본질적인 신앙의 깊이와 살아있는 이야기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AI처럼 겉모습만 흉내만 내는 교회가 될 것인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본질을 붙들고 오늘의 삶 속에서 신앙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교회가 될 것인가. 결국 교회의 진짜 힘은, 오래된 진리를 ‘지금 여기에’ 살아 있게 만드는 데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