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분석 [요즘뜨는것들]요즘뜨는것들 - 갓생살기 (코로나19 이후 신앙생활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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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 살기

<이미지 출처: 유튜브 '갓생' 검색 결과>

유튜브를 보면 ‘갓생살기 N일차’라는 제목의 영상들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해 매일 시간을 정해서 공부를 하는 모습 혹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영상들의 조회수가 꽤 높다. 댓글에는 서로가 서로의 루틴한 일상을 칭찬하거나 혹은 서로에게 도전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최근 몇 년간 ‘갓생 브이로그’ 혹은 ‘갓생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공유되는 콘텐츠들이 꽤 많아졌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영어 단어 ‘God’과 ‘인생(人生)’을 합한 신조어로, “하루하루 세운 소소한 규칙들을 성실하게 지켜낸 일상”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갓생이라 불리는 실천들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기’, ‘영어 단어 30개씩 외우기’ 등 일상 속 작은 습관들을 바꾸는 챌린지들도 갓생에 해당한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것이 아닌 ‘오늘 하루’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갖는다. 더 나아가 갓생 살기를 다짐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혼자서만 조용히 하기보다는, 주변 지인 혹은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함께 지켜나간다는 특성을 갖는다.

 <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히조'의 '미라클모닝'> 

실제로 SNS에 자신의 갓생 살기를 공유하는 이들을 보면, ‘일찍 일어나기(미라클 모닝)’, ‘일기 쓰기’, ‘영어 단어 외우기’, ‘물 4L 마시기’, ‘다리 찢기’ 등 실패해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도전하기에 어렵지 않은 목표들이 많은 편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는 일상에 활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MZ세대가 매일 갓생을 다짐하는 이유이다.


#갓생 살기를 돕는 수단들

요즘 세대는 학업 혹은 업무 향상을 위해 다양한 수단과 도구를 적극 활용할 줄 안다. 갓생 살기에도 스마트폰 앱, 온라인 클래스 등 여러 수단들이 있다. 일명 ‘습관 형성 플랫폼’이라고도 불린다. 

<이미지 출처: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앱 '루티너리' , '챌린저스' / 타이머 알림 앱 '열품타'/ 일과 정리 앱 '투두리스트'>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정리할 수 있는 앱은,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일정을 공유할 수도 있고, 서로를 응원할 수도 있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루틴들을 세부적으로 입력하고, 상황에 맞는 알림과 타이머 보조,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행동변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도 있다. 특히 유료 앱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도전하고자 하는 습관 형성 챌린지에 돈을 걸고 미션을 수행하면 인증을 받고, 성공하면 보상을 제공해 준다. 그 밖에도 걷기 운동습관을 돕는 만보기 앱이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마음 트레이닝 앱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습관 형성 플랫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운동습관을 통해 캐시로 환급받을 수 있는 '캐시워크' 앱 /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 '마모' 앱/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클래스101'>

이처럼 갓생에는 의지를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해 줄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함께 목표를 이루어갈 특정 공동체와 시시때때로 알려주고 관리해 줄 보조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공동체 간의 공유는 감시의 역할과 격려의 역할을 동시에 해 주기 때문에, 실천을 더욱 효과적으로 돕는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SNS를 통해 무언가를 ‘인증’하려는 MZ세대의 욕구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자율성’으로 촉발된 갓생의 욕구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 주도적 일상을 위해 규칙을 만들어내는 현상은,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주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의 시작, 근로시간의 축소 등으로 만들어진 자율성이 결코 나쁜 불안감만 제공했을 리는 없다. 오히려 누군가에 의한 감시와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 아닌, 자기 안에서 만들어진 필요에 의해 관리하고 조절하며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아닐까? 사회의 기준이 아닌 개인적인 기준대로 성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 말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책 <트렌드코리아 2022>는 이렇게 서술한다. “자기 주도적 문화의 장려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루틴과 그에 따른 성과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는 어쩌면 ‘갓생’ 트렌드의 확산이 “자기주도적인 조직 문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신뢰’다. “조직 관리든 학교교육이든 자녀 지도든,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없다면, 새로운 문화는 형성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분명 어렵고 복잡한 문제다. 재택근무·원격수업 그리고 교회의 비대면 예배는 실질적으로 효율성을 떨어트려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무조건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넓게 보고 멀리 본다면, 새로운 세대의 트렌드가 결코 ‘방종’이 아닌 ‘자기 주도적 문화’라는 현상은 꽤 희망적이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을 인지한 기업들은 계속해서 ‘갓생’과 관련된 프로그램 및 마케팅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영역에서 관리와 교육을 담당한 책임자들도 이러한 변화를 읽어내고, 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해본다면 어떨까? 당장 최대한의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다수가 만족하는 최적의·최선의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갓생은 하는데, ‘갓(GOD)생’은 왜 어려울까?

코로나19의 등장 이후, 외부적 통제가 사라진 상황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성실한 일상과 목표들을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갓생 열풍을 바라보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의 역할이 축소된 상황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교회는 성도들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필자는 ‘갓생 살기’와 ‘신앙생활’ 간에 몇 가지 공통점들을 발견했다. 신앙생활에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과 가까워지기(동행하기)’이다. 이는 일상에서의 작은 습관을 형성하고, 세워 둔 목표들을 성실하게 실천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갓생 살기와 그 성격이 비슷하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소통과 나눔으로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는 공통점도 존재한다. 율법적으로 완벽하게 지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패감이나 죄책감으로 쌓아 두지 않아야 한다. 다만 끊임없이 의지를 가지고 자기 주도적인 방법으로 노력해야 한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교회에서 경험해왔던 이전의 ‘예배’, ‘행사’, ‘모임 및 훈련’등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이러한 것들이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2년간, 각 교회들은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여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더 나아가 그들이 다시금 대면 예배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교회의 모습으로 온전히 돌아가기란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제는 교회가 새로운 방식의 ‘신앙생활 독려’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단순히 ‘구분된 공간’과 ‘정해진 시간’을 제공하는 것 외에, ‘갓(GOD)생 살기’를 위한 의지를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어야 한다. ‘갓(GOD)생’을 위한 습관 형성 플랫폼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주간 하나님께 헌신하는 삶이 되세요!”, “소명을 이루는 그리스도인이 되세요!”라는 등의 큰 명제만을 이야기하기보다, 소소하고 구체적인 실천들을 함께 고민하고 제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삶으로 녹여내어야 할 사람들이다. 각각의 삶의 버거움 가운데에서도, 또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에 의한 비참함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부활 신앙을 노래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의 영적 훈련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다 죽음을 이긴 부활의 기쁨 안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삶으로 실천할 일들이 산적하다. 거대한 업적은 아니더라도 작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만한 작은 도움의 손길들을 매일의 삶에서 해나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일종의 ‘습관 형성 공동체’를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은 어렵다. 함께 고민하고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소규모의 공동체가 꼭 필요하다. 성도들끼리 자연스럽게 삼삼오오 만들어지게 둘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같이 대면 모임이 어려운 상황에는 온라인을 통한 손쉬운 소통 구조를 구축해줄 수 있어야겠다.

하지만 교회는 언제까지나 성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갓(GOD)생 살기’의 의지는 결국 성도 개개인으로부터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임주은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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