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로 인해, 이단 및 사이비종교 문제가 뜨겁게 다루어지고 있다. 여러 이단/사이비들의 심각한 반사회적 행태가 대중들 앞에 드러났기 때문인데, 해당 종교집단들의 반응으로 볼 때 아직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화선교연구원에서는 이단/사이비 현상에 대한 사회적·심리적 배경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단/사이비 현상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우리 교회공동체를 다시금 성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①] 이단/사이비가 생겨난 사회적 배경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②] 이단/사이비에 참여하는 이유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③] 교회에 대한 성찰 |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비판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단/사이비 현상 앞에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받는 비판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또는 이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구조와 메커니즘으로부터 교회는 자유로운가? 종교적 공동체로서 유사한 형식과 구조를 지닌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보며 교회 자신을 성찰하고 지혜롭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주체적이고 성찰적인 신앙으로
교회가 고민하고 노력할 지점으로, 세 가지 정도를 말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체적이고 성찰적인 신앙인을 길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단/사이비들은 나름의 논리성을 가지고 성경을 풀고 이를 철저하게 실천하며, 이를 토대로 일반 성도들에게 접근한다. 단순히 들은 것을 믿고 남이 말하는 것만을 따르는 신앙, 자기 고민과 경험을 거치지 않은 신앙은 이러한 이단/사이비들의 철저한 성경중심적 접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즉 자신이 고민하고 경험한 하나님 신앙이 있어야, 그리고 스스로 고민하고 궁구하는 신앙적 습관이 있어야 잘못된 성경해석에 대처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주체적 신앙의 기초 위에서 함께 필요한 것은 성찰적 신앙이다. 이단/사이비 신도들이 경험했던 집단 안에서의 부당한 행태들과 착취, 폭력적 행위들, 그리고 반사회적인 모습들 가운데에서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에 문제를 느끼고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탈퇴한 후에 보면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지만, 그 안에서는 그러한 일들을 의심할 수 없었다. 그 의심은 곧 자기가 지금껏 믿고 따라온 절대적 신앙에 대한 의심인데, 이러한 의심을 감당하고 성찰에까지 나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신앙과 방향성을 돌아보는 것,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이다.
사실 기독교는 수많은 의심과 성찰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왔다. 신뢰와 확신만으로 걸어왔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의심과 성찰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의 신앙과 삶을 바르게 인도하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신앙은 단순히 전통과 교리에 대한 맹목적 믿음도 아니고, 다른 집단에 배타적 우월성도 아니다. 우리 신앙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이다. 때로는 신뢰와 확신으로, 때로는 의심과 성찰을 통해 바른 길로 인도하신다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다. 그리고 그 신앙은 온전하신 하나님을 믿지만 겸손하고 불완전한 우리 자신을 인정하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신앙, 교리와 전통을 절대화하기 보다는 주어진 현실 앞에서 우리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보는 성찰적 신앙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로
두 번째, 사회적·경제적 약자, 경쟁사회에서 밀려난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이 일에 힘써왔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여기며 구제와 봉사에 애써왔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들을 교회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여기고, 그 안에서 스스로 보람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나는 신이다>에 등장하는 이단/사이비들은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뒤, 치밀하게 그들을 착취하고 억압했다. 우리는 당연히 이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의 방식이 이러한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을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도움과 봉사의 대상으로 여기는 데에 머무르려 하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탈퇴자들에 대한 정서회복적 접근의 필요성
세 번째, 이단/사이비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에 대한 정서회복적 접근의 필요성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단/사이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이다. 이들은 단순히 성경해석만으로 신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얽히고설킨 조직 내부의 인간관계 그리고 교주와의 특별한 관계를 통해서 사람들을 신도로 만들어간다. 그렇기에 이단/사이비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가지고 있는 거짓 교리를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단/사이비 이탈 후에 겪게 되는 정서적 어려움을 돕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백소영(연세대학교)과 유영권(연세대학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흥종교집단에서 포교하는 방식은 인지적 측면보다 감정적 측면에 주력한다고 할 수 있다(Lofland, 1977). 따라서 정보제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단상담은 이탈자들이 신흥종교집단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감정과, 이탈한 후에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다루는 측면을 소홀히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1
이들은 두 가지를 제안하는데, 첫째는 관점의 전환이다. 이단/사이비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교리적 개종자로 보기보다는, “종교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내담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통합적 돌봄이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상담사, 상담센터, 그리고 통합적인 상담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은 때때로 기존의 인간관계도 단절하고 그 집단에 온전히 삶을 바치게 된다. 그리고 자기 신앙에 대한 확신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신뢰관계 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거짓이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정신적·심리적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진리를 배우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격적 돌봄을 통한 회복의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다.
2,000년의 교회 역사만큼이나 이단/사이비 현상은 오래된 문제이다. 교회는 이들에 대응하면서 진리를 다듬어왔고, 더불어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해왔다. 이번에도 적실하게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단/사이비로부터 성도들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가 필요하고, 빠져나온 이들의 회복에도 힘써야 하겠다. 더불어, 더 이상은 이단/사이비와 비교될 수 없는 거룩하고 건강한 공동체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글. 김용준 (문화선교연구원)
1 백소영, 유영권, “신흥종교 이탈자를 위한 기독상담 연구,” 『한국기독교상담학회지』 제33권 3호(2022. 8), 146.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로 인해, 이단 및 사이비종교 문제가 뜨겁게 다루어지고 있다. 여러 이단/사이비들의 심각한 반사회적 행태가 대중들 앞에 드러났기 때문인데, 해당 종교집단들의 반응으로 볼 때 아직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화선교연구원에서는 이단/사이비 현상에 대한 사회적·심리적 배경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단/사이비 현상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우리 교회공동체를 다시금 성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①] 이단/사이비가 생겨난 사회적 배경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②] 이단/사이비에 참여하는 이유
[이단과 사회, 그리고 교회 ③] 교회에 대한 성찰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비판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단/사이비 현상 앞에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받는 비판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또는 이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구조와 메커니즘으로부터 교회는 자유로운가? 종교적 공동체로서 유사한 형식과 구조를 지닌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보며 교회 자신을 성찰하고 지혜롭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주체적이고 성찰적인 신앙으로
교회가 고민하고 노력할 지점으로, 세 가지 정도를 말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체적이고 성찰적인 신앙인을 길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단/사이비들은 나름의 논리성을 가지고 성경을 풀고 이를 철저하게 실천하며, 이를 토대로 일반 성도들에게 접근한다. 단순히 들은 것을 믿고 남이 말하는 것만을 따르는 신앙, 자기 고민과 경험을 거치지 않은 신앙은 이러한 이단/사이비들의 철저한 성경중심적 접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즉 자신이 고민하고 경험한 하나님 신앙이 있어야, 그리고 스스로 고민하고 궁구하는 신앙적 습관이 있어야 잘못된 성경해석에 대처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주체적 신앙의 기초 위에서 함께 필요한 것은 성찰적 신앙이다. 이단/사이비 신도들이 경험했던 집단 안에서의 부당한 행태들과 착취, 폭력적 행위들, 그리고 반사회적인 모습들 가운데에서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에 문제를 느끼고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탈퇴한 후에 보면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지만, 그 안에서는 그러한 일들을 의심할 수 없었다. 그 의심은 곧 자기가 지금껏 믿고 따라온 절대적 신앙에 대한 의심인데, 이러한 의심을 감당하고 성찰에까지 나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신앙과 방향성을 돌아보는 것,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이다.
사실 기독교는 수많은 의심과 성찰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왔다. 신뢰와 확신만으로 걸어왔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의심과 성찰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의 신앙과 삶을 바르게 인도하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신앙은 단순히 전통과 교리에 대한 맹목적 믿음도 아니고, 다른 집단에 배타적 우월성도 아니다. 우리 신앙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이다. 때로는 신뢰와 확신으로, 때로는 의심과 성찰을 통해 바른 길로 인도하신다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다. 그리고 그 신앙은 온전하신 하나님을 믿지만 겸손하고 불완전한 우리 자신을 인정하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신앙, 교리와 전통을 절대화하기 보다는 주어진 현실 앞에서 우리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보는 성찰적 신앙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로
두 번째, 사회적·경제적 약자, 경쟁사회에서 밀려난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이 일에 힘써왔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여기며 구제와 봉사에 애써왔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들을 교회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여기고, 그 안에서 스스로 보람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나는 신이다>에 등장하는 이단/사이비들은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인 뒤, 치밀하게 그들을 착취하고 억압했다. 우리는 당연히 이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의 방식이 이러한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을 교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도움과 봉사의 대상으로 여기는 데에 머무르려 하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탈퇴자들에 대한 정서회복적 접근의 필요성
세 번째, 이단/사이비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에 대한 정서회복적 접근의 필요성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단/사이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이다. 이들은 단순히 성경해석만으로 신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얽히고설킨 조직 내부의 인간관계 그리고 교주와의 특별한 관계를 통해서 사람들을 신도로 만들어간다. 그렇기에 이단/사이비에서 빠져나온 이들이 가지고 있는 거짓 교리를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단/사이비 이탈 후에 겪게 되는 정서적 어려움을 돕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백소영(연세대학교)과 유영권(연세대학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흥종교집단에서 포교하는 방식은 인지적 측면보다 감정적 측면에 주력한다고 할 수 있다(Lofland, 1977). 따라서 정보제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단상담은 이탈자들이 신흥종교집단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감정과, 이탈한 후에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다루는 측면을 소홀히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1
이들은 두 가지를 제안하는데, 첫째는 관점의 전환이다. 이단/사이비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교리적 개종자로 보기보다는, “종교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내담자”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통합적 돌봄이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상담사, 상담센터, 그리고 통합적인 상담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사람들은 때때로 기존의 인간관계도 단절하고 그 집단에 온전히 삶을 바치게 된다. 그리고 자기 신앙에 대한 확신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신뢰관계 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거짓이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정신적·심리적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진리를 배우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격적 돌봄을 통한 회복의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다.
2,000년의 교회 역사만큼이나 이단/사이비 현상은 오래된 문제이다. 교회는 이들에 대응하면서 진리를 다듬어왔고, 더불어 우리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해왔다. 이번에도 적실하게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단/사이비로부터 성도들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가 필요하고, 빠져나온 이들의 회복에도 힘써야 하겠다. 더불어, 더 이상은 이단/사이비와 비교될 수 없는 거룩하고 건강한 공동체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글. 김용준 (문화선교연구원)
1 백소영, 유영권, “신흥종교 이탈자를 위한 기독상담 연구,” 『한국기독교상담학회지』 제33권 3호(2022. 8),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