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파민네이션> | 애나 렘키 지음 | 흐름출판 | 2022
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 애나 렘키(Anna Lembke)
최근 들어 마약 관련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 청소년들 사이에도 널리 펴져”, “하수처리장마다 ‘필로폰’ 검출…마약 청정지역 없어”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운 중독의 문제들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비단 마약 문제뿐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른바 쾌락 과잉의 시대이다. SNS, 약물, 술, 도박, 게임, 포르노그래피 등, 오늘날 큰 보상을 약속하는 자극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가했다.
<도파민네이션>은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에 관해 말하고 있다. 저자인 애나 렘키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및 중독의학 교수이자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으로 각종 중독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만나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안하고 있다.
경쟁주의와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수많은 시험과 자격증, 과도한 업무량과 일정들, 그러면서도 높은 수준의 결과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늘 피곤한 청소년들과 성인들은 주의력을 높이고 불안과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도파민을 몸속에 털어 넣는다. 자극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의 인간은 누구도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게임, 쇼핑 등을 통해서 과소비에 탐닉하고 도파민 과다 복용을 통해 쾌락-고통 저울의 눈금을 억지로 돌린다.
역설적이게도 쾌락과 고통은 저울 양 끝에 놓인 추와 같다. 초콜릿을 한 조각 먹으면 다음 조각이 먹고 싶어지고, 책, 영화, 게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순간이 있다. 우리가 이러한 순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의 균형은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다.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 중독이 진행될수록 역설적으로 우리의 고통이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
저자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3가지 접근법에 대해 말한다. 1. 물리적 자기 구속: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리라”. 2. 순차적 자기 구속: 변화를 위해선 우리에겐 30일의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3. 범주적 자기 구속: 중독 대상뿐 아니라 그 대상을 갈구하게 만드는 계기도 금지해야 한다.
<도파민네이션>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를 이야기하면서, 현대인에게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고통에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 쪽을 자극하면 도리어 우리 뇌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는 것이다(우리 뇌의 신비이다. 물론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말이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중독에 고통당하고 있는 현대인들, 그리고 도파민 중독에서 예외일 수 없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은 쾌락 중독에 벗어날 수 있는 실제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무엇일까. 사회가 만들어내고 강요하는 행복의 가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고통과 시련은 무의미하며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진정한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 필요한 위장된 도파민이라는 사실 말이다. 행복과 고통에 대한 신앙적 해석과 이를 따르는 교회 공동체는 중독의 문제를 치유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 될 것이다. 중독의 문제로 고통당하는 사회와 성도들을 돕기 위해 <도파민네이션>의 지혜를 들여다보길 소망해본다.
글. 백광훈
<도파민네이션> | 애나 렘키 지음 | 흐름출판 | 2022
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
최근 들어 마약 관련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 청소년들 사이에도 널리 펴져”, “하수처리장마다 ‘필로폰’ 검출…마약 청정지역 없어”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운 중독의 문제들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비단 마약 문제뿐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른바 쾌락 과잉의 시대이다. SNS, 약물, 술, 도박, 게임, 포르노그래피 등, 오늘날 큰 보상을 약속하는 자극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가했다.
<도파민네이션>은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에 관해 말하고 있다. 저자인 애나 렘키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및 중독의학 교수이자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으로 각종 중독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만나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안하고 있다.
경쟁주의와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수많은 시험과 자격증, 과도한 업무량과 일정들, 그러면서도 높은 수준의 결과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늘 피곤한 청소년들과 성인들은 주의력을 높이고 불안과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도파민을 몸속에 털어 넣는다. 자극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의 인간은 누구도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게임, 쇼핑 등을 통해서 과소비에 탐닉하고 도파민 과다 복용을 통해 쾌락-고통 저울의 눈금을 억지로 돌린다.
역설적이게도 쾌락과 고통은 저울 양 끝에 놓인 추와 같다. 초콜릿을 한 조각 먹으면 다음 조각이 먹고 싶어지고, 책, 영화, 게임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순간이 있다. 우리가 이러한 순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의 균형은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다.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 중독이 진행될수록 역설적으로 우리의 고통이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
저자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3가지 접근법에 대해 말한다. 1. 물리적 자기 구속: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리라”. 2. 순차적 자기 구속: 변화를 위해선 우리에겐 30일의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3. 범주적 자기 구속: 중독 대상뿐 아니라 그 대상을 갈구하게 만드는 계기도 금지해야 한다.
<도파민네이션>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를 이야기하면서, 현대인에게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고통에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 쪽을 자극하면 도리어 우리 뇌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는 것이다(우리 뇌의 신비이다. 물론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말이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중독에 고통당하고 있는 현대인들, 그리고 도파민 중독에서 예외일 수 없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은 쾌락 중독에 벗어날 수 있는 실제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무엇일까. 사회가 만들어내고 강요하는 행복의 가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고통과 시련은 무의미하며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진정한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 필요한 위장된 도파민이라는 사실 말이다. 행복과 고통에 대한 신앙적 해석과 이를 따르는 교회 공동체는 중독의 문제를 치유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 될 것이다. 중독의 문제로 고통당하는 사회와 성도들을 돕기 위해 <도파민네이션>의 지혜를 들여다보길 소망해본다.
글. 백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