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교회 읽기]한국교회 전도사 사역 실태 (전도사 사례비, 아르바이트 수입보다 적어!)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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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사 사례비, 아르바이트 수입보다 적어!

넘버즈에서 담임목사의 인식 및 실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지만, 교회 현장 곳곳에서 수고하는 ‘전도사’의 사역 실태에 대해서는 한 번도 다루지 못했다. 한국교회 전망과 전략을 담은 ‘한국교회 트렌드 2024’에서는 ‘어시스턴스 포비아’라는 주제로 부교역자의 사역 기피 현상을 다루었는데, 책에서 미처 사용하지 못한 전도사의 사역과 진로, 고민을 담은 데이터를 모아 이번 넘버즈를 구성했다. 

전도사들이 사역 시 겪는 가장 큰 고민과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로 나타났고, 현재 사역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적은 사례비’를 꼽았다. 하지만, 담임목사는 사례비 외 ‘사명감 부족’을 주원인으로 생각해 서로 간의 인식 차이를 보였다.

이번 <넘버즈 216호>로 전도사들이 처한 현실과 삶을 이해하고, 이들의 사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교회가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1. 전도사 사역 실태

1-1. 전도사 1주일에 3.6일 교회 사역

  • 전도사의 1주일간 교회 사역일 수에 관해 물은 결과, 평균 3.6일로 일주일 중 절반 가량 교회 사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재 주 담당 부서는 대부분(82%)이 ‘교회학교 담당’이었고, 담당 부서로는 ‘초등학교 담당’이 가장 많았다.

1-2. '사역에 만족한다', 전도사 10명 중 6명에 불과

  • 전도사에게 사역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평가토록 한 결과, ‘만족’ 58%, ‘보통’ 30%, ‘불만족’ 13%로 나타나 ‘사역에 만족한다’는 전도사는 10명 중 6명 정도로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 또한, 전도사의 사역 만족도는 담임목사의 목회 만족도(64%)보다는 다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 전도사 사역 불만족 이유, ‘담임목사 태도/성품’과 ‘많은 업무량’!

  • 전도사 사역 만족과 불만족 이유를 각각 해당 응답자에게 물었다. ‘사역 만족 이유’는 ‘목회가 나의 길이라는 확신(31%)’과 ‘사역의 즐거움(29%)’ 요인이 가장 컸고, ‘불만족 이유’는 ‘담임목사의 태도/성품 실망, 인간적 갈등(22%)’을 가장 높게 응답했다. 그 외에 ‘업무가 너무 많아서’, ‘목회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서’ 등의 순으로 불만족 이유를 들었다.
  •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현재 전도사 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1-4. 전도사 사역 어려움, ‘사례비 부족’!

  • 전도사 사역 시 가장 어려운 점을 물은 결과 ‘사례비 부족(3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도사에게 진로/소명보다 오히려 경제적인 문제가 더 큰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5. 전도사 사례비, 최저임금 수준!

  • 전도사가 교회로부터 받는 월평균 사례비는 어느 정도일까? 108만 원(사례비 101만 원+장학금 7만 원)**으로 전도사의 사역 시간을 주 3.5일, 하루 8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최저임금 수준이다.
  • 교회의 금전적 대우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전도사 절반 이상(53%)이 ‘충분하다’(매우+약간)고 응답했는데, 전도사 사역 만족도가 높을수록, 가족의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교회의 금전적 대우를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1-6. 전도사 사례비, 아르바이트 수입보다 적어!

  • 현재 전도사 사역 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전도사 4명 중 1명 이상(27%)이 ‘하고 있음’으로 나타났는데, 아르바이트 수행 비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높았다.
  • 월평균 아르바이트 수입은 118만 원으로 앞서 언급한 월평균 사례비 108만 원보다 10만 원가량 높았다. 사례비보다 아르바이트 수입이 더 높은 셈이다. 

1-7. 전도사 44%, ‘전도사 생활이 목사 되겠다는 생각에 회의/포기하게 해’!

  • 전도사 사역은 목회 여부을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전도사의 56%는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고 응답했으나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거나(36%)’, ‘포기했다(8%)’는 답변도 44%로 절반 가까이 되었다.
  • 상당수의 전도사들에게서 전도사 생활이 오히려 향후 목회의 길을 선택하는데 방해된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1-8. 사역 교회 선택 시 중요한 것, ‘사례비’보다 ‘담임목사 성품과 능력’!

  • 사역하는 교회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은 무엇일까? 적은 사례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도사는 ‘담임목사 성품과 능력(59%)’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부목사 대상 조사 결과도 동일했는데, 부교역자가 사역지를 선택하는데 ‘돈’보다는 ‘담임목사(상급자)의 성품’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2. 전도사의 진로와 계획

2-1. 신학 시작했을 때 처음 계획은 '목회/신학교 교수' 43%!

  • 신학을 시작했을 때 어떤 진로를 생각했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목회 및 신학교 교수’가 4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기독교 단체’ 18%, ‘특별한 계획 없었음’ 16% 등의 순이었다. 목회자를 포함한 기독교 사역과 관련된 진로를 계획한 비율은 71%로 조사돼 10명 중 3명은 사역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신학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2. 전도사 3명 중 1명, 목사의 길 확신 없어!

  • 전도사에게 목사 안수 의향에 관해 물은 결과, 67%가 ‘의향 있다’고 응답했고 ‘잘 모르겠음’ 19%, ‘의향 없다’ 14% 순이었다. 전도사 3명 중 1명(33%)은 목사 안수를 원하지 않거나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 목사 안수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목회가 아닌 다른 기독교/선교 사역을 하고 싶어서(20%)’와 ‘목사로서의 소명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19%)’를 가장 높게 꼽았고, 이어 ‘목사로서 힘든 삶을 살 자신이 없어서(14%)’, ‘교회의 문화가 마음에 안 들어서(11%)’ 등의 순이었다. 


3. 전도사의 사역 기피

3-1. 담임목사 대다수, ‘전도사 지원자도 없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

  • 한국교회의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교육전도사 지원자 상황(수)에 관해 물었더니 담임목사 대다수(88%)가 ‘지원자가 없다(아예 없다+적다)’고 응답했고, 그중 ‘지원자가 아예 없다’는 응답도 절반(49%)에 육박해 현재 한국교회가 심각한 전도사 구인난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또한, 부교역자(전도사, 부목사) 청빙에 대해 대다수의 담임목사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2. 사역 기피 이유, 전도사 ‘적은 사례비’ vs 담임목사 ‘사명감 부족’!

  • 부교역자가 교회 사역을 기피하는 이유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전도사(39%)와 부목사(49%)는 ‘경제적 여유/적은 사례비’를 가장 높게 응답했지만 ‘담임목사’는 경제적 이유 외 ‘사명감 부족(35%)’을 높게 선택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간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3-3. 교육전도사 구인난 해결 방안, ‘사례비 인상’과 함께 ‘인격적 존중’!

  • 교육전도사를 구하기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전도사’ 당사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전도사’ 절반 이상(57%)이 ‘자기가 원하는 수준/조건의 교회에서만 사역하려고 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전도사 사역 자체를 기피한다’는 사역 자체에 대한 거부도 26%나 되었다.
  • 그렇다면 전도사 구인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도사의 경우 ‘사례비/장학금 인상(42%)’을, ‘담임목사’는 ‘전도사에 대한 관심과 존중(33%)’을 각각 1순위로 응답했다. 


▶ 시사점 

중소형 교회 담임목사들은 교육 전도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이구동성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담임목사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전도사들이 사명감이 부족해서 돈만 밝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교회의 입장일 뿐이다. 이번 「넘버즈」가 다룬 ‘전도사 사역 실태'는 교회의 일방적 입장이 아닌 실제 사역을 맡고 있는 전도사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도사가 갖는 두 가지 지위 중 첫번째는 '사역자의 신분'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담임목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다음 세대 교육' 문제이다. 교회학교 교육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환경적인 영향이 크지만,  교육 전도사들이 교회학교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전도사들에 대한 대우나 관심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이번 조사에서 전도사들의 월평균 사례비는 장학금을 포함하여 109만 원이었는데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2023년 최저임금인 9,860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사역을 함에 있어서 담임목사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전도사 대부분은 독립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세대에 속하며, 담임목사/교육목사의 권위주의적, 비합리적 태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담임목사가 일방적 지시와 무례한 태도를 보일 때 전도사들의 사역에 대한 의욕은 꺾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지위는 '견습생의 신분'이다. 전도사들은 담임목사를 롤(Role) 모델로 삼으며 그의 영성, 인간적 성품, 목회 태도와 방법 등을 배운다.  이번 조사에서 전도사가 사역 교회를 선택하는 제1의 조건으로 ‘담임목사의 성품과 능력’이 꼽힌 것은 전도사들이 담임목사를 ‘롤 모델’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도사의 사역동기를 고취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세대의 특수성을 인정하며 전도사 세대의 생각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사례비를 적정하게 책정해야 한다. 그런데 교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도사 사례비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적은 사례비를 받더라도 즐겁게 사역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담임목사의 성품과 태도이다.

한국교회에 ‘다음 세대’가 중요한 것처럼 ‘목회의 다음 세대’인 전도사의 성장도 중요하다. 전도사가 어떻게 크냐에 따라 교회 학교가 달라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 교회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토양을 교회가 만듦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216호> 주간 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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