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
조회수 1414



교회 의사 결정 기구에 세대별 대표자 참여 '필요하다' 84%!


오늘날 세대 갈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세대가 서로를 협력적 관계로 인식하기보다는 적대적 관례로 전락시키면서 나타나는 갈등 양상은 사회뿐 아니라 이제 교회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내에서도 세대 갈등이 존재했지만, 실제 출석교회 내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적었다. 또한, 성도들이 세대통합 필요성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넘버즈 213호>를 통해 교회 내의 세대 간 갈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세대 통합을 위한 세대 간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교회 내 세대 통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과 방향성을 찾고, 세대 통합으로 교회 공동체가 더욱 견고해지길 기대한다.


1. 세대 차이/갈등 인식

1-1. 세대 간격 인식, 교회 내 ±12세 vs 일반 국민 ±6세! 

  • 나와 같은 세대의 나이 범위 인식에 대해 ‘교회 내’와 ‘일반 국민’을 비교해 봤다. 일반 국민이 느끼는 같은 세대 나이 범위는 ±6세로 조사됐는데, 교회 내 개신교인이 느끼는 범위는 ±12세로 2배 정도 높았다. 이는 교회 내에서 일반 국민 대비 상대적으로 세대 차이를 덜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같은 세대로 인식하는 나이 범위가 줄어들었다.

1-2. 교회 안이 교회 밖보다 세대 갈등 적은 이유? 서로 불만 표출 안 해서!

  • 세대 갈등의 심각성 여부에 대해 개신교인(교회 내)과 일반 국민에게 각각 물은 결과, ‘개신교인’은 교회 내에서 20%가 심각하다고 응답해, ‘일반 국민’의 세대갈등 심각성 인식(80%) 보다 크게 낮았다. 우리 사회와는 달리 교회 내에서는 세대 갈등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교회 밖보다 교회 내부에서 세대 갈등이 적은 이유로는 ‘교회 분위기상 서로에게 불만을 표출하지 않아서’가 39%로 가장 높았다. 영적 공동체라는 특수성, 교회에서는 수용하고 인내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갈등이 내재되어 있으나 표출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3. 세대 갈등, 교회 이탈∙신앙 회의로 연결!

  • 성도들에게 세대 차이와 갈등이 교회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그 결과,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해 교회 내 세대 차이/갈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 세대 차이/갈등이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교회 내 세대 차이/갈등이 초래한 가장 부정적 영향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교회 생활이 불편했다’를 1위로 꼽았고, 이어 ‘다른 교회로 옮길까 생각했다’가 22%로 2위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출석 교인 기준으로 보면 3명 중 1명(33%)은 세대 갈등으로 교회 생활에 불편함을 느꼈고, ‘교회 이탈을 생각하거나 신앙에 회의를 느낀’ 비율은 5명 중 1명(19%)에 달했다. 이처럼 세대 차이/갈등이 주는 파급효과가 교회 생활의 불편함뿐 아니라 교회 이탈, 신앙에 대한 회의에까지 미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교회 내 세대 갈등 원인

2-1. ‘쓸데없는 간섭’ vs ‘자기들만의 용어 사용’, 가장 큰 갈등 원인! 

  • 교회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윗세대/아랫세대의 태도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윗세대’로부터 마음이 힘들거나 갈등이 느낀 것으로는 ‘쓸데없이 간섭하거나 훈계하는 태도’(59%)와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 태도’(57%)가 가장 많았다.
  • 반대로 ‘아랫세대’로 인해 갈등을 느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자기들만의 용어나 말을 쓰는 경우’가 54%로 가장 높게 응답됐다.

2-2. 윗세대에 대한 불만, 30-40세대가 가장 높아!

  • 그렇다면 교회의 윗세대에 대한 아랫세대의 생각은 어떠할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와 ‘자신의 경험만으로 우리 세대를 판단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가 각각 74%, 72%로 가장 높았고, ‘신앙을 강요’하거나 ‘무례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 또한 5명 중 3명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다.
  • 윗세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30·40세대에서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 30·40세대와 윗세대 간 소통을 통한 불만 해소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3. 아랫세대에 대한 불만, ‘예의 부족’!

  • 교회의 아랫세대를 평가한 몇 가지 진술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윗세대들의 생각을 물었다. 그 결과, 10명 중 7명 이상(73%)이 ‘아랫세대가 윗세대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에 응답해 ‘예의 문제’를 가장 높게 꼽았다.
  • 또, 절반 남짓이 ‘예배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고’(58%), ‘아랫세대가 앞으로 교회를 잘 이끌어갈지 걱정한 적이 있다’(55%)고 응답해 아랫세대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내비쳤다.


3. 세대 통합

3-1. 우리 교회, ‘세대 통합 프로그램 없다’ 63%!

  • 성도들을 대상으로 ‘출석교회의 세대 통합 의지 정도’를 물었을 때 ‘온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협력하고 있다’는 응답이 6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온 세대가 함께 협력하려고 노력하지만 잘되지 않고 있다’ 28%, ‘온 세대가 함께 협력하는 노력이 별로 없다’ 10% 순이었다. 전체 교회의 38%는 온 세대가 공감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미흡하거나 형성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 한편 교회에 세대 통합 프로그램이 있다는 응답은 37%로 나머지 10개 교회 중 6개 이상은 ‘세대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통합 프로그램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교회 규모와 비례했는데 100명 미만 교회의 경우 29%에 불과했다.

3-2. 세대 갈등 해소 주체, 아랫세대보다 윗세대!

  • 교회 내 세대 차이와 갈등을 해소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윗세대가 아랫세대에 대해 더 양보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가 81%로 압도적이었고, 이를(윗세대가 더 양보해야 함) 세대별로 살펴보면 특히 50대, 60대가 각각 88%, 87%로 아랫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3-3. 세대 차이 해소 방법,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앙 활동’ 필요!

  • 교회 내 세대 차이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세대 간 진정한 교제와 나눔’(25%)과 ‘세대 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앙 활동 개발’(23%)을 가장 많이 응답했고, 다음으로 ‘세대 간 다양한 소통 채널 구축’ 19%, ‘교회 의사 결정에 모든 세대 참여’ 13% 등의 순이었다.
  • 50·60세대의 경우 ‘세대 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앙 활동 개발’을 다른 세대 대비 더 많이 꼽은 점이 눈에 띈다.

3-4. 봉사활동은 ‘온 세대 참여’, 소그룹은 ‘비슷한 세대끼리’가 적절!

  • 교회 활동별로 온 세대 참여가 좋은지, 같거나 비슷한 세대끼리가 좋은지 각각 물어 보았다. 그 결과 ‘온 세대 참여 선호 모임’으로는 ‘예배’가 72%로 가장 높고, 이어 ‘교회 봉사 활동’ 65%, ‘사회 봉사 활동’ 63% 등의 순이었다. 반면 ‘비슷한 세대를 선호하는 모임’은 ‘친교 모임’ 58%, ‘취미/문화 모임’ 56%, ‘소그룹’ 54% 등의 순이었다.
  • 교회 공동체의 화합과 세대 통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세대가 함께 봉사활동, 사역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획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3-5. 우리교회, ‘온 세대 예배 드린다’ 55%!

  • 앞서 성도들은 온 세대가 참여하는 교회 활동으로 ‘예배’를 가장 선호했는데, 온 세대 예배는 교회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 현재 온 세대 예배를 드리고 있는 비율은 55%로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 교회 규모별로 보면 출석 교인이 적은 교회일수록 온 세대 예배를 드리고 있는 비율이 높았는데 100명 미만 교회의 경우 72%가 온 세대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3-6. MZ세대, 온 세대 예배에 대해 부정적 의견 높아!

  • 온 세대 예배 경험자에게 해당 예배 시 느낌을 물은 결과, ‘세대별로 다양하고 풍성한 신앙고백과 나눔이 있어서 좋았다’ 49%, ‘시끄럽고 산만해서 예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와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는 51%로 긍정과 부정인식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 연령별로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부정적 의견이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는데, 20·30 MZ세대의 경우 보통 또는 부정적 의견이 60% 내외로 긍정적 의견보다 더 높았다.

3-7. 교회 의사결정기구에 세대별 대표자 참여 필요하다, 84%!

  • 교회 세대 통합을 위한 몇 가지 대안들을 제시하고, 각각의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온 세대 예배’가 8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교회 의사결정기구에 세대별 대표자 참여’ 84%, ‘가정예배 교육 및 실천 권면’ 82% 등의 순이었다.
  • 예배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는 정책 결정 등 세대 간 소통 채널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 시사점

우리나라는 정치, 이념, 노사, 남녀, 지역, 세대 등 여러 집단 갈등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세대 갈등'은 어느 정도일까? 올해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집단 갈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84%가 세대 갈등이 '크다'라고 인식하였고, 90%가 향후 세대 갈등이 '지금보다 비슷하거나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세대 갈등'은 이전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앞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을 매듭과 같은 숙제이다.

그렇다면 그 어느 집단보다 다양한 세대가 모여 있는 교회 내 세대 갈등 인식은 어떠할까? 일반 국민의 80%가 세대 갈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반면, 개신교인 중 20%만이 출석교회의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교회 내에서도 세대 간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세대 갈등 심각성 인식률이 교회 밖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는, 교회 특성상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감추거나 무관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회 내 세대 갈등의 이유가 주로 '의사소통 방식', '봉사 자세', '예배 스타일' 등 '태도'에 관련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세대 갈등이 삶의 방식, 즉 '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회가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 세대 간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호 인정이 자연스럽게 상호 이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세대와 많은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교회에서 적절한 세대 통합 활동으로는 '봉사 활동'이 가장 많이 나왔는데, 이러한 활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대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윗세대가 먼저 양보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는 하나님이 한 몸으로 부르신 공동체이므로 각 세대가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교회 내 일어나는 갈등을 통합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213호> 주간 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 게재한 것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