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회를 떠나고 있는 다음세대에게 대중문화 콘텐츠로 접근하기 (1)

2023-10-31
조회수 1224




학생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 오랜데…

  

다음세대 위기도 옛말? 이제는 다음세대의 종말!

최근, tvN 예능 <유퀴즈온더블럭>에서 기후위기의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윤순진 교수가 출연했다. 그는 여기서 기후위기를 대표하는 표현인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말은 너무 그 느낌이 너무 가벼워 옛날 말이며, 이제는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의 단계를 지나, ‘지구열탕화(Global Boiling)’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구가 따뜻해진다는 말 대신, 끓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출처: Youtube, 유퀴즈온더블럭>1

기후위기는 이제 돌이킬 수 없고, 다만 속도를 늦추는 것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며 필자는 '어떻게 하면 세계인구에 경각심을 줄 수 있을지' 그 표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 그런데 요즘 우리 교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다음세대 위기'라는 표현도 이와 비슷한 처지에 처해있다. 다음세대의 '위기' 혹은 '골든타임'이라는 표현도 더이상 경각심을 주기에 부족해 보인다. 코로나 이후, 교회에서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2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다수의 목회자들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 구조의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3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뚜렷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구감소 때문일까? 아니다!


일각에서는, 교회의 다음세대 위기가 그저 시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서울 한복판에 있던 초등학교마저도 폐교 예정이라는 뉴스가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4  하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들을 보면, 우리에게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10대 청소년이 줄어드는 것보다, 교회 내 청소년들이 사라지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심지어 초등학생의 감소는 훨씬 더 심각한 추세이다. 가슴 아프게도, 교회학교가 일반 초·중·고교보다 더 빠르게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5 왜 교회 내 다음세대는 더 이상 교회학교에 나오지 않고 떠나게 된 것일까? 



<출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세현황, 통계청 인구조사>

 

과연, 교회에 다음세대의 미래가 있을까?

최근에 미래에 대한 영화들이나 드라마의 상상력은 인류에게 ‘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이었다면, 최근에는 ‘공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크게 두 가지의 길에 대한 선택으로 인류를 이끌고 있다. 그것은 ‘디스토피아’ 혹은 ‘유토피아’이다. 미디어는 저마다의 방식과 상상력으로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택배기사>
2023. 5. 12. 넷플릭스 공개 | 웹툰 원작

대기오염으로 황폐해진 디스토피아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인물들의 
대립을 담고 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2023. 10. 25. 극장 개봉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화재로 엄마를 잃은 주인공이,
어느 날 사라져버린 새엄마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이러한 대중문화 작품들의 세계관은 문화선교연구원의 글을 통해서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대중들이 소비하는 많은 작품들에는 선과 악, 개인과 공동체, 능력과 무능력 등의 대립들이 담겨 있고,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작품들도 많다. 이러한 콘텐츠들을 통해서 대중들, 특히 다음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또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자리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세상은 다음세대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대답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성경도 어느 상상력에 뒤지지 않을 명확한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인류를 설득할 대단한 상상이 우리 안에 있다는 점에서 소망이 있다.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며 소망의 길을 선택하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이 있기에, 다음세대의 위기가 되는 이 지점이 도리어 기회로 바뀔 수도 있다.

질문을 던져본다. ‘다음세대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다음세대의 미래가 교회에 있을까?’ ‘우리 교회는 이러한 부분에서 준비하고 있을까?’ 다음세대는 어쩌면 이러한 대답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음 편에 계속…

Preview

다음 편에서는 문화에 대한 정의들과 관점들을 살펴보고, 실제로 사역의 현장에서 어떻게 문화적인 요소들을 기독교적으로 풀어내는지에 대한 응답과 다양한 사례들, 그리고 유의미한 시도들과 결과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레드도어 스튜디오>

또한, 십대청소년들의 학교이야기 [첫번째 열일곱] 믿지않은 크리스천 학생이 미션스쿨로 전학오면서 생겨난 에피소드. 동행, 화해, 우정, 친구 등에 관한 복음적 주제들을 잘 녹여낸 웹드라마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글. 이재녕 (기독교교육리더십연구소)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신학석사(기독교와문화 전공)를 마치고, 기독교교육리더십연구소에서 본부장 및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상생 및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조를 구축하고 다양한 분야의 기업, 기관, NGO, 연구소, 교회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 및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미주 ── 

1 유퀴즈온더블럭 209화 <최후의 기회>, 윤순진 교수 편
2 코로나 이후 교회 추적 통계조사에서 서울, 일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중 57%만이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부서별 운영률은 미취학 부서 45%, 초등부서 55%, 청소년ㅂ서 48%로 나타났다. 이미 많은 교회에서는 교육부서가 사라진 것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기독교 통계(143호) - 포스트 코로나시대 교회학교 전략 방향" (2022. 5. 31).
3 약 90%의 목회자들이 교회학교 교육 구조(교재, 교육방법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위의 글.
4 서울의 화양초등학교는 2023년 2월 폐교를 결정하였다. 한편, 2023년 신입생을 받지 못한 전국 초중고교는 162곳이었으며, 이중에서는 서울, 인천, 부산, 울산 등 광역시도 포함되었다. "'올해도 입학식 못 열었다'…저출산 쇼크에 ‘입학생 0명’ 학교 164곳,“ <헤럴드경제> (2023. 10. 25).
5 주어진 시간과 지면의 한계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통계조사로 한정지었기에, 기독교전체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각각 기관의 조사항목에도 차이가 있어서 중고등학생, 초등학생으로 항목을 통일시켜 통계조사를 실시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