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교회 읽기]한국교회 장로 신앙의식 조사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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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10명 중 8명, ‘장로 임기제’ 찬성!


교회의 ‘장로’는 본래 장로회 교단에서 사제(Presbyter)라는 직책명이었으나 한국에서 연장자, 원로의 뜻을 가진 ‘장로’(Elder)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면서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에서 평신도의 대표로서 목사를 도와 교회의 치리와 질서유지를 위해 일하는 직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랜 기간 섬기는 교회에서 성실하게 신앙생활과 교회 활동에서 모범을 보이는 이들이 받는 귀한 직분이다 보니 역할에 대한 부담과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장로 신앙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80%가 갈등으로 인한 장로 사역 스트레스가 있다고 하였으며, ‘장로 임기제’에 대해서는 장로 한 사람이 오랫동안 교회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것을 스스로 견제하는 이유로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넘버즈 204호>에서는 한국교회 내 장로들의 교회생활과 신앙 인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장로 인식/평가
1-1. 장로 3명 중 2명, 본인의 장로직 수행 ‘잘하고 있다’ 평가!

  • 시무장로 본인에게 장로직 수행에 대해 평가토록 한 결과, ‘잘하고 있다’(매우+약간)고 응답한 비율이 장로 3명 중 2명 정도(65%)로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못하고 있다’(매우+약간)는 평가는 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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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장로 대부분, 장로 사역에 스트레스 받고 있어!

  • 시무장로들이 장로 직분을 감당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장로 10명 중 8명이 ‘스트레스가 있다’고 응답해 장로 대부분이 사역 감당으로 인한 개인적 고충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장로 사역 시 가장 큰 스트레스 상황으로는 ‘교회 비전이 안 보일 때’ 28%, ‘교인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27%,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 25%로 상황과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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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변에 ‘신앙 모범 장로 있다’ 91% vs ‘명예 욕심 있는 장로 있다’ 79%!

  • 장로의 몇 가지 유형을 나열하고, 주변에 각각의 유형에 해당하는 장로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 대다수의 장로들은 주변에 ‘교회 예배/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장로’와 ‘신앙과 교회 생활에서 모범을 보이는 장로’가 있다고 응답하는 등 동료 장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명예에 대한 욕심으로 장로직을 감당하고’(79%), ‘교인 전체 의견보다는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장로’(77%)가 있다는 등 부정적 인식에 대한 동의율 또한 높게 응답돼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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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교회 정책 결정 시, 교인 의견 반영 ‘매우 그렇다’ 35%에 그쳐!

  • 장로의 의견 수렴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각각 ‘장로들의 교인 의견 수렴 정도’와 ‘교회 당회의 민주적 의사 결정 정도’에 대해 시무장로 스스로 평가토록 했다.
  • 그 결과, ‘장로들이 전체 교인의 의견을 잘 반영해서 교회 정책을 결정한다’의 ‘매우 그렇다’ 비율은 35%로 ‘교회 당회가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의 59%보다 낮았다. 시무장로 3명 중 1명 정도만이 교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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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장로 사역 중 강화 영역, ‘교회 정책 결정 역할’!

  • 장로의 대표적인 3가지 사역을 제시하고 각각의 중요도와 사역 평가를 물었다. 중요도는 ‘교회 정책 결정’>‘각 부서 사역 책임’>‘성도들에 대한 상담과 돌봄’ 순으로 ‘당회원’으로서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했고, 자기 평가는 ‘각 부서 사역 책임’>‘교회 정책 결정’>‘성도들에 대한 상담과 돌봄’ 순으로 나타나 ‘부서장’역할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 장로 사역 중요도와 수행 평가를 교차하여 분석해 보면(IPA*분석), ‘교회 정책 결정’과 ‘각 부서 사역’은 현재의 노력을 강화하는 선에서 유지하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도들에 대한 상담과 돌봄’은 중요도와 현재 수행 평가 모두 낮아, 성도 돌봄 역할을 장로의 역할로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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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교인 40%는 소속 교회 장로 지지하지 않음!

  • 그렇다면 일반 성도들은 장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최근 발표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2023.06)-2023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 조사’ 자료를 통해 성도들이(교회 출석자) 생각하는 장로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살펴보았다.
  • ‘목사님을 지지하며 잘 보좌한다’가 ‘그렇다’ 비율 6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다음으로 ‘신앙생활에 있어 솔선수범한다’ 65%, ‘지도력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58% 순이었다. 전체 질문 항목에서 10명 중 6명 정도 비율로 장로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역으로, 교인 40% 정도는 소속 교회 장로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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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로 관련 제도
2-1. 장로 10명 중 8명, ‘장로 임기제’ 찬성!

  • 장로 임기제란 ‘임기를 정해서 시무하고 임기가 끝나면 시무장로에서 물러나는 제도’를 말하는데 이 ‘장로 임기제’에 대한 시무장로들의 찬반 의견을 물었다.
  • ‘찬성’ 82%, ‘반대’ 18%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장로 임기제 찬성 이유로는 ‘특정인들이 오랫동안 교회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31%) 의견을, 반대로 ‘장로 임기제 반대 이유’는 ‘자격과 역량이 충분한 장로가 중도에 그만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43%)을 각각 1위로 꼽았다. 일반 정치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독점 방지’와 ‘개인의 역량 발휘 보장’이란 측면이 충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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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원로목사/원로장로 제도, 시무장로 그룹이 은퇴/원로장로 그룹보다 불필요 의견 높아!

  •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시무하고 정년이 되거나 연로하여 시무를 사임할 때 교회가 일정한 예우를 하는 제도인 ‘원로 목사 제도’와 ‘원로 장로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시무장로 그룹은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반면, 은퇴/원로장로 그룹은 필요와 불필요 의견이 엇비슷하게 나타나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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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담임목사와의 관계
3-1. 장로와 담임목사, ‘매우 협조적인 관계’ 35%에 그쳐!

  • 시무장로들에게 ‘담임목사와 장로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장로 대부분(88%)은 ‘협조적이다’(매우+대체로)라고 인식했고, ‘매우 협조적이다’고 응답한 비율은 35%로 장로 3명 중 1명 정도만 담임목사와 매우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갈등이 있다’(매우+약간)는 의견은 1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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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장로 10명 중 4명,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 있다!

  • 시무장로들에게 섬기는 교회의 담임목사와의 의견 충돌 정도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의견 충돌이 있다’(자주+가끔) 40%, ‘의견 충돌이 없다’ 60%로 응답해 장로 10명 중 4명은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교회 규모별로는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보다는 101~1,000명 규모의 중형교회에서 장로와 담임목사 간의 의견 충돌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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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장로와 담임목사 간 의견 충돌 시 ‘담임목사 의견 존중’ 38%에 그쳐!

  • 담임목사와의 의견 충돌 시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더니 ‘큰 문제가 없는 한 목회자 의견을 존중한다’가 3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당회에서 충분히 토의한 후 다수결로 결정한다’ 34%, ‘특정 장로가 의견을 모아서 목사님과 협의하여 조율한다’ 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의견 충돌 발생 시 목회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경우는 10명 중 4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당회 차원 또는 대표 장로의 영향하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50%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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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담임목사와의 갈등, ‘담임목사의 일방적 당회 운영’ 때문 34%!

  • 담임목사와 장로 간 갈등이 있는 경우, 주로 어떤 문제로 담임목사와 갈등이 생기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장로 3명 중 1명 정도(34%)는 ‘담임목사의 일방적 당회 운영’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목회 정책 및 프로그램 문제’ 31%, ‘교회 재정 문제’ 28% 등의 순이었다.
  • ‘담임목사의 목회 불성실함’(28%)과 ‘설교’(27%) 등 목회적 영역을 꼽은 비율도 4명 중 1명 이상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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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로 교육
4-1. 장로 10명 중 9명, 장로에게 필요한 교육받을 의향 있다!

  • 시무장로에게 장로 임직 후 교육 이수 여부를 물은 결과, 교육 경험률이 68%, 3명 중 2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장로에게 필요한 교육을 한다면 받을 의향에 대해서는 92%가 ‘있다’고 응답해 교육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받고 싶은 교육으로는 ‘장로의 자세 및 직분 수행 교육’이 6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다음 세대 전략’(43%), ‘한국교회의 현황과 흐름 및 전망’(33%), ‘성도 상담 및 심방 방법’(33%)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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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교회 전망 인식
5-1. 한국교회 가장 큰 문제점, ‘교회 지도자의 윤리/도덕성’ 47%!

  •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장로들에게 물은 결과, ‘교회 지도자(목사/장로)의 윤리/도덕성’(47%)과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회적 책임 역할 부족’(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 이 외에 ‘교인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삶’, ‘신앙 전수가 다음 세대에 안 되는 것’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가장 큰 문제로 응답한 ‘교회 지도자들의 개인적/윤리적 자질 부족’과 ‘지역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책임 부족’은 교회의 대 사회적 이미지와 역할이어서 한국교회가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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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향후 한국교회가 집중해야 할 분야, ‘다음 세대 사역’!

  • 장로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가 향후 가장 집중해야 할 분야는 무엇일까? ‘다음 세대(교회학교, 청년부 사역)’가 절반 가까이(4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 21%, ‘예배/교육/양육/교인 돌봄’ 18% 등의 순이었다. 다음 세대 사역에 집중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른 항목 대비 최소 2배 이상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인 응답률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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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출석교회 중점 사항, ‘교회 공동체성 회복’ 가장 많아!

  • 섬기는 교회의 올해 중점을 어디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교회 공동체성 회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42%였으며 그다음으로 ‘교회의 공공성/지역사회 섬김’(29%), ‘교회학교 교육(29%), ‘주일 현장 예배’(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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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점

장로는 교회의 리더로서 예수님을 본받아 자기희생의 마음으로 교회를 섬겨야 한다. 리더십 종류 가운데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은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로 구성원들을 후원하고 지지함으로써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지도력’을 뜻한다. 서번트 리더십의 목적은 사람이 아니라 일의 성과이며, 그 목적을 위해 구성원들의 능력과 노력을 끌어낼 때는 명령과 규율보다 신뢰와 존중으로 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교회 리더십의 목적은 조직체로서의 교회 발전, 교회 성장, 교회 성숙이 아니라 교인이다. 예수를 주로 고백한 사람 개인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즉 교회를 섬기는 장로의 사역 목적은 개인으로서의 교회와 조직으로서의 교회 모두를 포함한다는 말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스스로 장로직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비율이 65%, 주변 장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이 80%를 훨씬 넘었던 것으로 보아 장로가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장로에게서 긍정적인 면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부정적 요소는 권위적인 측면이다. 장로를 계급으로 여기며 권위적으로 된 장로들은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당회가 교인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당회, 특히 장로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장로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성도들 속으로 더 들어가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담임목사와의 갈등 문제이다. 담임목사와 의견 충돌이 갈등으로 번지는 큰 이유는 담임목사의 일방적 당회 운영과 목회 정책 및 프로그램 문제이다. 어느 일방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거나 목회 정책에 대한 이견이 조율되지 않는 경우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장로는 목사를 견제하는 직분이 아니다. 당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되, 개방된 자세로 남의 말을 경청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가질 때 당회가 보다 효율적이고 교회가 평안할 수 있다.

셋째는 장로의 직분을 주로 ‘권한’ 중심으로 인식하고 수행한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장로들은 당회원으로서 교회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과 교회 부서 책임자로서 사역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장로의 사역으로 인식하지만, 성도들에 대한 상담과 돌봄은 상대적으로 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목사는 목양, 장로는 행정이라고 구분하는데 이 둘을 명확하게 분리할 수는 없다.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목양은 비효율적이고 목양이 뒷받침되지 않는 행정은 관료주의적이다. 그러므로 장로는 장로직을 ‘권한’에 앞서서 ‘섬김’으로 받아들이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로는 섬기며 희생하는 직분임을 명심하고 장로직을 수행할 때, 성육신으로 오시고 희생하신 예수님과 같은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용근 대표 (목회데이터연구소)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204호> 주간 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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