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교회 읽기]한국 사회 갈등,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 심각성 점점 높아져!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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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성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단어를 뜻하는 ‘남혐’(남자혐오), ‘여혐’(여자 혐오) 이란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젠더 이슈와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올해 들어 우리 사회 내 젠더 갈등 이슈가 부상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특히 젠더 관련 조사를 살펴보니 2030 세대가 젠더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젠더 간 대립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이번 호에서 최대한 여러 조사의 결과를 종합해, 조심스럽게 몇 가지로 가늠해 보았는데, 취업과 노력/희생에 따른 보상 등에 특히 젠더 갈등이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공정’과 연관이 깊다. 이렇듯 2030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젠더 갈등은 사회 갈등 요인으로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넘버즈] 103호는 2030 세대의 젠더 이슈에 따른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 교회가 사회 갈등의 새로운 유형인 젠더 이슈와 갈등을 이해하는 폭을 더 넓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 빅데이터 분석, ‘젠더 관련 단어 언급량’ 2021년 상반기부터 급격히 상승! 

  • 지난 1년 간 젠더 관련 단어 중, ‘여혐, 남혐, 젠더 갈등’ 키워드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초 3-4월 의 재보궐 선거 시점과 맞물리면서 급격하게 언급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위 세 개 키워드 중 여성 혐오를 일컫는 ‘여혐’의 최근 1년간 언급량이 789,1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여혐 언급량의 40% 정도 수준으로 ‘남혐’(남성 혐오)이 언급됐다. 
  • 월 검색량으로는 ‘남혐’이 5월 125,861건으로 최근 들어 젠더 이슈가 증폭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  젠더 갈등 관련 언급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에서 젠더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우리 사회, 젠더 갈등 ‘심각하다’ 63%

  • 우리 사회의 젠더 갈등에 대해 국민 5명 중 3명 이상이 ‘심각하다’고 응답할 정도로 젠더 갈등은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 특히 성 차별이 심각한 곳으로 ‘직장’ 61%, ‘ 가정’ 35%, ‘학교’ 30%로 응답해, 주로 직장/직무 관련 해 젠더 이슈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젠더 갈등 심각하다’, 2013년 29%  →  2020년 46%로 크게 높아져!

  •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남녀 갈등 심각하다’는 응답은 29%에 불과했 는데, 매해 상승해 2020년 46%로 크게 증가했다.
  • 연도별 ‘남녀 갈등 심각하다’ 의 증가 추세는 앞으로 젠더 갈등이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 중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을 시사한다.  


3. 특히 20대, 젠더 갈등의 심각성 매우 크게 느껴!

젠더 갈등을 느끼는 정도는 연령에 따라 다른데,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0세 이상층’은 50%였고, ‘20대’는 그보다 높은 75%, ‘30대’는 76%였다. 2030세대가 젠더 갈등의 심각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갈등의 심각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을 서울 시민에게 질문했을 때, 연령이 높을수록 ‘진 보-보수 이념 갈등’을 응답했는데, 유독 20대만 ‘남녀 갈등’을 1위로 꼽았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갈등 요소가 변화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성차별 때문에 손해 본다’는 의견, 2030 남녀 간 인식 차 매우 커!

  • 그렇다면 왜 2030 세대가 젠더 갈등에 민감한 것일까? 그것은 남녀 간의 사회경제적 차이의 원인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 즉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것은 가부장제와 성차별 때문이다’는 의견에 ‘2030 여성' 은 대부분은 긍정하는 반면 ‘2030 남성’은 대부분 부정하고 있어서 젠더 간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또한 ‘여성은 노력한 것에 비해 보상받지 못한다’는 의견 역시 ‘2030 여성’은 동의하는데 비해 ‘2030 남 성'은 동의하지 않았다.

청년 세대(만15~39세) 남녀 모두, 자신의 성(性)이 더 불평등해!

  • 지난 3월에 발표된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청년’(만 15~39세)의 52%가 우리 사회는 ‘남 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 청년’은 8%만 응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 반대로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항목에 대해 ‘여성 청년’의 75%가 응답한 반면 ‘남성 청년’ 은 19%로 응답해 역시 젠더 간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 각자 이 사회가 자신의 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높은 반면, 다른 성의 불평등 의견에는 낮게 응답하 는 추세가 같았다. 즉 서로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4. 젠더 갈등 주요 요인 1 ‘취업 이슈!’

  • 2030세대 특히 20대는 취업이 가장 큰 관심사인데, 취업에 있어 누구의 성이 유리한지를 질문한 결과, 각 자 자신의 성이 취업에 있어 상대 성보다 ‘더 불리하다’는 인식이 컸다.

젠더 갈등 주요 요인 2 : 임금 격차!

  • 남녀 간 임금 격차의 공정성에 대해 청년의 젠더 간 인식 차이가 크게 나타났는데, ’남성 청년층(20-34세)’ 은 53%가 남녀 간 임금 격차를 두는 것이 ‘공정하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 청년층’은 18%로 응답해 젠더 간 35%p 차이를 보였다.
  • 남녀의 임금 격차의 공정성에 대한 청년층(20-34세)의 남녀 간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젠더 갈 등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이다.


5. 2030세대 젠더 이슈, ‘기계적 균형’은 대립, ‘지원과 보상’에는 공감, 여성할당제, 남성은 ‘반대’, 여성은 ‘찬성’!

  • 사회 각 분야의 자리의 일정 비율을 기계적으로 여성에게 할당하는 제도인 ‘여성할당제’에 대해 2030세대 의 젠더 간 인식 또한 다른데, 여성할당제 도입에 ‘2030세대 남성’의 72%가 ‘반대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 성은 32%만 반대했다.
  • 반면 ‘2030세대 여성'의 68%는 여성할당제 도입에 ‘찬성한다’(남성 29%만 찬성)고 응답했다. 각각의 찬성 과 반대 의견 차이가 2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  이처럼 남녀의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는 대립하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 지원’, ‘남성 군 복무 보상’에는 남성/여성 모두 동의!

  • 2030세대는 경력 단절 여성 지원이나 남성 군복무 보상에 대해서는 다른 성에 대해 유리한 정책 임에도 불 구하고 남녀 모두 동의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희생이나 보호가 필요한 대상에 대해서는 성별과 관계 없이 지원과 보상을 하는 것에 거부감 없이 동의하는 것으로 2030세대가 젠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 하지만 사회적 보호 필요 시 다른 성을 적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6. 2030세대 젠더 인식,가부장적 인식 약해졌다! 

  • 2030세대는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는데, ‘자녀 육아의 일차적 책임은 여자에게 있다’는 가부 장적 성 역할에 대해 ’20대 남성’은 19%, ‘20대 여성’은 8%로 남녀 모두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또한 ‘가족 생계의 일차 책임은 남자이다’ 의견 역시 ‘20대 남성’ 25%, ‘20대 여성’ 15%로 낮았다. 반면에 5060대는 기존 성 역할에 대한 가부장적 인식이 높았다.
  • 이는 2030세대에서 전통적인 가부장적 인식이 약화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최근 ‘젠더 이슈’가 부각되 는 것을 2030세대의 다른 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 반응이라고 쉽게 판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시사점

올해 4월 7일에 행해진 재보궐 선거는 야당이 승리한 선거였다. 이 선거가 주목을 받은 것은 선거 결과를 낳은 주역 가운데 하나가 20대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이번 [넘버즈] 103호에서 빅데이터 분석 결과(3쪽) 재보궐 선거를 전후 젠더 이슈가 크게 주목을 받은 것도(3쪽) 선거 결과와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대 남자의 반 페미니즘 현상은 어제 늘의 일은 아니다. 젠더 갈등은 내재되어 있다가 2016년 강남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표면화되었다. 이 사건이 여성 혐오로 인한 사건이냐 또는 단순 정신병에 의한 사건이냐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지만 어쨌든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라는 이슈가 대두되었다.

젠더 갈등의 역사가 길지만 그동안 안으로 꿈틀거렸던 젠더 갈등이 선거 결과를 깃점으로 표면화되었는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그 갈등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4쪽). 더욱이 20대가 이념 갈등 보다 젠더 갈등의 심각성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5쪽)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젠더 갈등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다원화된 사회이다. 따라서 갈등은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으며 젠더 갈등도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전통적 사고는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8쪽), 남녀가 취업, 임금 등과 관련된 문제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20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6쪽, 7쪽). 그러므로 젠더 갈등은 무시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교회로 눈을 돌려 보자. 아직 교회는 관련 인식이 높지 않아 여성의 문제를 아예 관심 밖의 주제로 여기는 상황이다. 이제 교회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2). 교회의 특정 이슈를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사람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교회에 실망하여 조용히 교회를 떠난다. 교회는 말없는 이탈자에 주목하지 못했고 그 이유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의 반, 교회의 반 이상인 여성에 대한 존중을 위해서 교회는 여성의 문제와 젠더 갈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


지용근 대표 (목회데이터연구소)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103호> 주간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게재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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