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코로나19와 사순절: 경건과 절제를 통한 연대와 생명 나눔의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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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도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류 전체가 유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날도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온 세계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코로나로 인한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기에 회복과 부활의 절기인 사순-부활 절기를 보내는 마음은 특별합니다. 본디, 사순절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교에 입교하려는 이들이 신앙인의 삶을 살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세례를 받은 성도들에겐 부활절을 향하면서 세례의 서약을 재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일상의 관성에서 멈추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내려놓고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시들해진 영적 감각을 되살립니다. 욕망으로 질주하였던 우리의 삶을 회개하고 성찰하며, 경건과 절제의 실천을 통해 순례자가 맞이할 부활의 아침을 준비하고 미리 맛보는 시간입니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신앙인들에게 2021년의 사순절은 성찰과 회개의 시간으로 더욱 다가옵니다. 멈추어 보니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야(창 3:19) 할 한 줌 재일뿐인 생의 유한성을 망각한 채 욕망에 이끌리어 질주하여 왔음을 보게 됩니다. 끝없는 만족을 위해 자연의 영역을 침범한 대가를 인류는 단단히 치르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인간의 활동이 멈춘 곳들에 야생동물들이 도심에 내려오고 일부 국가에선 대기 환경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된 사진이 공개되어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계 기상기구는 2020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6%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인간 활동의 감소로 인한 생태계의 일시적 회복 현상을 보면서 인간의 삶의 방식이 얼마나 지구 공동체에 얼마나 위협이었는가를 절감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지구라는 생명공동체가 서로 의지하며 서로에게 서로의 환경이 되어주는 생명의 그물망임도 상기시켜 줍니다.

 

그 뿐인가요. 코로나19를 통해 인류는 우리를 둘러싼 이웃들과 생명들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답답하지만 마스크를 써야 하고, 거리 두기를 하여 타자의 생명을 존중하는 윤리적 삶의 스타일을 지속해야 한다고, 교회 공동체도 어렵고 힘들지만 코로나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선한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무엇보다 어느 한 나라와, 집단만이 백신을 맞는다고 이 전염병에서 해방될 수 없다는 단순한 진실을 깨달으며 우리가 선물로 받은 것들을 나누는 연민과 연대의 정신만이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2021년 교회공동체의 사순-부활절이 교회의 절기를 넘어 공동체를 만들고, 문화를 새롭게 하는 모두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가르쳐주신 섬김과 생명 주심의 길을 따라 경건과 절제를 실천하고 연대와 생명 나눔의 삶으로 이 시대 문화적 소명을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백광훈 원장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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