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tGPT한테 설교 아이디어 좀 물어봤는데, 어디서 본 듯한 답만 나오더라.”
여러 목회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에 있는 수만 편의 설교와 신학 자료의 평균값을 돌려줄 뿐이니까요. 누구에게나 비슷비슷한 결과가 나오는데, 그것이 어떻게 그 목회자만의 설교가 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AI를 목회 현장에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LLM Wiki와 하네스 엔지니어링입니다.
1. LLM Wiki: ‘내 자료’로 답하는 AI를 만들어라
LLM Wiki란 대형언어모델(LLM)이 ‘내가 축적한 자료’ 안에서만 답하도록 구성한 개인 지식 시스템입니다. 인터넷의 익명 정보가 아니라, 내가 신뢰하는 문서에 근거한 답변을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LLM Wiki를 구축하는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각각의 장점이 다르므로 목적에 맞게 선택하거나 병행하면 됩니다.
접근법 A: NotebookLM(자료를 올리고 바로 질문하기)
구글이 무료로 제공하는 NotebookLM에 자료를 올려 보십시오. PDF, 웹 링크, Google Docs 모두 가능합니다. 목회자의 설교 원고, 신학서적, 묵상 노트 등을 올리면 AI는 오직 그 자료 안에서만 답합니다. “지난 설교들 중에서 내가 바울의 칭의론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지 정리해 줘”라고 물으면, 내 설교문 안에서 근거를 찾아 정리해 줍니다. 진입 장벽이 거의 없어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NotebookLM: 자료를 업로드하면 그 안에서만 답하는 AI.
접근법 B: Obsidian(지식을 구조화하고 AI와 연결하기)
Obsidian은 노트 사이에 링크를 걸어 개념의 그물망(knowledge graph)을 만드는 앱입니다. NotebookLM이 ‘자료를 던지고 질문하는’ 방식이라면, Obsidian은 ‘지식을 직접 구조화하고 축적하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나만의 신학 사전이 됩니다. 여기에 ChatGPT나 Claude와 같은 AI를 연결하면, 축적된 구조 위에서 AI와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림 2] Obsidian으로 만든 필자의 설교 그래프 뷰: 개념들이 링크로 연결되어 지식 그래프를 이룬다.
접근법 | 특징 | 추천대상 |
NotebookLM | 자료 업로드 -> 즉시 Q&A (무료) | 오늘 바로 시작하고 싶은 분 |
Obsidian + AI | 지식 구조화 -> 장기 축적 (무료) | 체계적으로 쌓아가고 싶은 분 |
2. 하네스 엔지니어링: AI를 목적에 맞게 장착하라
AI 활용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단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좋은 질문을 던지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설교 써 줘” 가 아니라 “한국 장로교 전통에서 로마서 8장 해석, 목회적 적용 포함, 2,000자”라고 지시하면 결과는 이전보다 더욱 풍성해 집니다. 역할·형식·맥락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목회자가 현재 이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직접적인 설교문 작성 방식은 생성형 AI의 평이한 내용과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단계: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Context Engineering)
“좋은 맥락을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아무리 질문을 잘 해도 AI가 참조할 맥락이 빈약하면 답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LLM Wiki가 바로 이 단계입니다. 내 자료, 내 교회의 데이터, 내 신학의 맥락을 AI에게 제공하면 답의 깊이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3단계: 하네스 엔지니어링 (Harness Engineering)
“AI를 사역에 훌륭한 조수로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하네스(harness)는 말에 고삐를 채워 마차를 끌게 하듯, AI를 특정 목적에 맞게 완전히 제어하고 연결하는 것을 뜻합니다. 단순히 질문하고 답을 받는 것을 넘어, 목회자의 필요에 맞는 도구를 직접 설계하고 구축하는 단계입니다.
필자가 최근 수원성교회와 함께 만든 두 가지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사례 1: 교회 안내 챗봇
교회 홈페이지에 작은 말풍선 버튼 하나를 달았습니다. 새가족이 홈페이지 곳곳을 뒤져가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성도나 방문자가 이 챗봇을 통해 예배 시간, 셔틀 노선, 새가족 등록 절차 등을 AI에게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ChatGPT 같은 범용 AI가 아니라 우리 교회 공식 자료만 학습한 전용 AI가 답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13명의 베타 테스터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사실 관계의 오류를 꼼꼼히 바로잡았고, 교역자가 코드를 다룰 줄 몰라도 웹 화면에서 직접 학습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까지 갖추었습니다.

[그림 3] 수원성교회 챗봇: 교회 공식 자료 기반으로 예배·셔틀·새가족 안내를 제공한다.
사례 2: 소그룹 파인더
교회에 처음 정착한 새신자가 자기에게 맞는 소그룹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령대, 관심 주제, 가능한 요일을 선택하면 적합한 그룹을 추천하고,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리더에게 바로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설계 철학은 단 하나입니다. “시스템은 연결만 할 뿐, 관계는 사람이 만든다.” 자동 승인은 없습니다. 휴먼 터치를 중요시하기 위해 리더가 새가족에게 직접 연락하고, 개인정보는 30일 후 자동 파기됩니다.

[그림 4] 소그룹 파인더: 새신자가 관심사와 요일을 선택하면 적합한 소그룹이 추천된다.
두 도구 모두 AI 코딩 에이전트(Claude Code)의 도움으로 코딩을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비개발자인 필자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우리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목회적 감각입니다.
목회 현장에서의 접목: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아래의 세 단계를 모두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 맞는 곳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단계 | 핵심질문 |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
프롬프트 | "어떻게 물어야 더 좋은 답이 나올까?" | 역할·형식·맥락을 넣어 ChatGPT에 다시 물어보기 |
컨텍스트 | "내 자료를 AI에게 줄 수 있을까?" | NotebookLM에 설교 원고 10편 올려 보기 |
하네스 | "우리 교회에 딱 맞는 도구가 있을까?" | Claude Code로 간단한 안내 챗봇 시도해 보기 |
맺으며
도구는 바뀌어도 원리는 남습니다. 내 자료로 AI를 훈련시키고, 내 목회의 필요에 맞게 장착하라. 이것이 LLM Wiki와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핵심입니다.
AI가 설교를 대신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20년간 축적한 신학적 사유를 더 빠르게 탐색하고 연결하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AI가 성도를 목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신자가 자기에게 맞는 공동체를 찾는 첫 걸음을 도울 수는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도구 너머에 있습니다. 이 도구를 통해 되찾은 시간을, 우리는 무엇에 쓸 것입니까. 그 질문 앞에서 AI는 침묵하고, 목회자의 분별이 시작됩니다.
조성실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ChatGPT한테 설교 아이디어 좀 물어봤는데, 어디서 본 듯한 답만 나오더라.”
여러 목회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에 있는 수만 편의 설교와 신학 자료의 평균값을 돌려줄 뿐이니까요. 누구에게나 비슷비슷한 결과가 나오는데, 그것이 어떻게 그 목회자만의 설교가 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AI를 목회 현장에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LLM Wiki와 하네스 엔지니어링입니다.
1. LLM Wiki: ‘내 자료’로 답하는 AI를 만들어라
LLM Wiki란 대형언어모델(LLM)이 ‘내가 축적한 자료’ 안에서만 답하도록 구성한 개인 지식 시스템입니다. 인터넷의 익명 정보가 아니라, 내가 신뢰하는 문서에 근거한 답변을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LLM Wiki를 구축하는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각각의 장점이 다르므로 목적에 맞게 선택하거나 병행하면 됩니다.
접근법 A: NotebookLM(자료를 올리고 바로 질문하기)
구글이 무료로 제공하는 NotebookLM에 자료를 올려 보십시오. PDF, 웹 링크, Google Docs 모두 가능합니다. 목회자의 설교 원고, 신학서적, 묵상 노트 등을 올리면 AI는 오직 그 자료 안에서만 답합니다. “지난 설교들 중에서 내가 바울의 칭의론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지 정리해 줘”라고 물으면, 내 설교문 안에서 근거를 찾아 정리해 줍니다. 진입 장벽이 거의 없어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NotebookLM: 자료를 업로드하면 그 안에서만 답하는 AI.
접근법 B: Obsidian(지식을 구조화하고 AI와 연결하기)
Obsidian은 노트 사이에 링크를 걸어 개념의 그물망(knowledge graph)을 만드는 앱입니다. NotebookLM이 ‘자료를 던지고 질문하는’ 방식이라면, Obsidian은 ‘지식을 직접 구조화하고 축적하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나만의 신학 사전이 됩니다. 여기에 ChatGPT나 Claude와 같은 AI를 연결하면, 축적된 구조 위에서 AI와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림 2] Obsidian으로 만든 필자의 설교 그래프 뷰: 개념들이 링크로 연결되어 지식 그래프를 이룬다.
2. 하네스 엔지니어링: AI를 목적에 맞게 장착하라
AI 활용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흐름을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단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좋은 질문을 던지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설교 써 줘” 가 아니라 “한국 장로교 전통에서 로마서 8장 해석, 목회적 적용 포함, 2,000자”라고 지시하면 결과는 이전보다 더욱 풍성해 집니다. 역할·형식·맥락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목회자가 현재 이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직접적인 설교문 작성 방식은 생성형 AI의 평이한 내용과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단계: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Context Engineering)
“좋은 맥락을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아무리 질문을 잘 해도 AI가 참조할 맥락이 빈약하면 답은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LLM Wiki가 바로 이 단계입니다. 내 자료, 내 교회의 데이터, 내 신학의 맥락을 AI에게 제공하면 답의 깊이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3단계: 하네스 엔지니어링 (Harness Engineering)
“AI를 사역에 훌륭한 조수로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하네스(harness)는 말에 고삐를 채워 마차를 끌게 하듯, AI를 특정 목적에 맞게 완전히 제어하고 연결하는 것을 뜻합니다. 단순히 질문하고 답을 받는 것을 넘어, 목회자의 필요에 맞는 도구를 직접 설계하고 구축하는 단계입니다.
필자가 최근 수원성교회와 함께 만든 두 가지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사례 1: 교회 안내 챗봇
교회 홈페이지에 작은 말풍선 버튼 하나를 달았습니다. 새가족이 홈페이지 곳곳을 뒤져가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성도나 방문자가 이 챗봇을 통해 예배 시간, 셔틀 노선, 새가족 등록 절차 등을 AI에게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ChatGPT 같은 범용 AI가 아니라 우리 교회 공식 자료만 학습한 전용 AI가 답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13명의 베타 테스터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사실 관계의 오류를 꼼꼼히 바로잡았고, 교역자가 코드를 다룰 줄 몰라도 웹 화면에서 직접 학습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까지 갖추었습니다.
[그림 3] 수원성교회 챗봇: 교회 공식 자료 기반으로 예배·셔틀·새가족 안내를 제공한다.
사례 2: 소그룹 파인더
교회에 처음 정착한 새신자가 자기에게 맞는 소그룹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령대, 관심 주제, 가능한 요일을 선택하면 적합한 그룹을 추천하고,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리더에게 바로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설계 철학은 단 하나입니다. “시스템은 연결만 할 뿐, 관계는 사람이 만든다.” 자동 승인은 없습니다. 휴먼 터치를 중요시하기 위해 리더가 새가족에게 직접 연락하고, 개인정보는 30일 후 자동 파기됩니다.
[그림 4] 소그룹 파인더: 새신자가 관심사와 요일을 선택하면 적합한 소그룹이 추천된다.
두 도구 모두 AI 코딩 에이전트(Claude Code)의 도움으로 코딩을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비개발자인 필자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우리 교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목회적 감각입니다.
목회 현장에서의 접목: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아래의 세 단계를 모두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 맞는 곳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맺으며
도구는 바뀌어도 원리는 남습니다. 내 자료로 AI를 훈련시키고, 내 목회의 필요에 맞게 장착하라. 이것이 LLM Wiki와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핵심입니다.
AI가 설교를 대신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20년간 축적한 신학적 사유를 더 빠르게 탐색하고 연결하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AI가 성도를 목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신자가 자기에게 맞는 공동체를 찾는 첫 걸음을 도울 수는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도구 너머에 있습니다. 이 도구를 통해 되찾은 시간을, 우리는 무엇에 쓸 것입니까. 그 질문 앞에서 AI는 침묵하고, 목회자의 분별이 시작됩니다.
조성실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