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난리다. 이런 호들갑이 새롭진 않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1만 명을 해고‧감축한다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 기업인 OpenAI에 100억 달러(12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스타트업인 이 회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이하 챗GPT)는 아이폰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세상을 바꿀 거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써봤다. 무료로 누구나, 지금 바로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다.
챗GPT 맛보기
ChatGPT https://chat.openai.com/auth/login
링크에 접속하여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또는 회원가입 후 로그인)하니 바로 텍스트 창이 한 개 나타났다. 무작정 한국어로 물어보았다.
‘길고양이와 새의 공존에 대해 글을 써줘’
요즘 인터넷에서 핫한 이슈이다. 어떤 새(bird) 유튜버가 ‘길고양이가 너무 많아서 새들이 죽는다. 길고양이를 더 이상 돌보지 마라.’라는 이슈를 던져서 찬반진영이 격렬하게 논쟁 중이다. 인공지능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불과 몇 초 되지 않았는데 답이 작성되기 시작했다.
"고양이와 새는 천적이라는 오랜 명성을 얻었으며 고양이는 포식자 사냥꾼으로 알려져 있고 새는 먹이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올바른 관리와 이해를 통해 고양이와 새는 실제로 같은 집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자연적인 포식자이지만 이것이 반드시 고양이가 자동으로 새를 해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고양이는 새와 평화롭게 사는 법을 배우고 새와 친밀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방책으로 새들의 상호작용을 항상 감독하고 새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 가지 방법은 안전한 새장이나 새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새들이 위협을 느낄 때 후퇴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호기심 많은 고양이로부터 우발적인 피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옵션은 특히 먹이를 주는 시간에 고양이에게 접근할 수 없는 방에 새를 두는 것입니다.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고양이의 건강입니다. 고양이는 천성적인 사냥꾼이며 그들의 포식 본능은 장난감과 다른 형태의 자극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충분한 장난감, 긁는 기둥 및 기타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면 고양이가 계속 몰두하고 새를 공격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적절한 관리와 이해가 있다면 고양이와 새는 같은 집에서 조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새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그들의 상호작용을 감독하며 고양이의 요구를 충족함으로써 이 두 종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합니다."
깜짝 놀랐다. 나는 길고양이도 돌보고 새도 돌보는(버드피딩) 사람인데(그만큼 이 주제에 관심과 지식이 많다), 이만큼 잘 답하진 못할 것 같다.
챗GPT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1. 궁금한 걸 질문한다. 또는 원하는 내용의 글을 부탁한다.
2. 한글로 써도 된다.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해 보인다.)
3. 한글로 썼을 시 답이 어떨 때는 한글로 나오고 어떨 때는 영어로 나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구글 번역기 등으로 바로 번역하면 된다.
4. 추가질문이 가능하다(‘좀 더 길게 써줘’, ‘사례를 추가해서’ 등)
5. 일상대화처럼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설교 준비도? 기도문 작성도?
목사이니 아무래도 목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설교자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 중 하나가 예화 수집. 바로 물어보았다.
‘기독교인 여성 중에 장애를 극복한 사례 3가지를 말해줘’
항목별로 분류하여 내가 알지 못했던 이름들과 사연들이 나왔다. 예화로 쓰기에 훌륭했다. ‘5개의 사례 더’라고 쓰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이제 예화 수집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되려나. 정말 똑똑하고 막강한 인공지능이다.
챗GPT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가 궁금해졌다. 웬만한 조사능력, 정리능력, 문장력은 이미 입증된 것 같고….
가치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다 질문이 떠올랐다.
‘너는 기도할 수 있니?’
조금 시간이 흐른 후 답이 돌아왔다.
“저는 기계학습 모델이므로 기도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도에 관한 정보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과의 차이는 ‘기도할 수 있는가’가 아닐까. 그런데 인상적인 부분은 ‘기도문을 작성해 달라’라고 하면 작성해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질문해보았다.
‘자녀를 잃은 슬픔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부모를 위한 기도문을 작성해줘’
챗GPT는 금세 훌륭한 기도문을 써주었다. 이제 목사들의 애매한 설교문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일까. 바로바로 필요에 따라 AI가 훌륭한 문장의 설교문, 기도문을 작성해 준다. 물론 거기 은혜가 있는지, 독창적이고 새로운 관점이 있는지 등은 별개의 문제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명확하고 보편적인 문장으로 잘 정리된 내용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우리네 목사들의 설교문, 기도문에 비문이 얼마나 많은가. (부끄럽지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짧은 에세이에도…)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AI가 만능은 아니다. 가끔 앞뒤가 맞지 않는 말도 하고(특히 한국어로 물었을 때), 인터넷상의 정보가 부족한 내용에 대해서는 답이 없을 때도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을 가진 인격체’라기 보다는 아직은 ‘시장에서 여기저기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잘 버무려 썰을 푸는’ 기계장치 정도의 느낌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상에 여기저기 쉽게 퍼져 있는 내용, ‘십자가 은혜에 대한 설교를 작성해줘’라고 하면 즉시 엄청난 분량의 글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과정신학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하면 오랜 시간 커서만 깜빡이다가 짧은 한 두 문장만 출력했다. (그런데 이 역시 영어로 물으면(process theology, 과정신학) 상대적으로 많은 내용이 나온다. 즉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취합해서 정리해주는 비서 정도가 아직은 맞지 않을까 싶다.)
교회에서의 활용으로는 설교문 작성을 돕는 비서로 탁월할 것 같다. 또한, 특정 주제에 대한 요즘 트렌드 분석이라든지, 신학 내용에 대한 전반적 요약 등에 대해 간결한 리포트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우리의 고민은?
목회자들이 고민해봐야 할 지점은, ‘이러한 시대에(AI가 이렇게 잘 해내는데) 인간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일 듯하다. 또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에 대해 답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기 전에 그 머릿속에 있는 의식 데이터를 모두 컴퓨터에 업로드 시켜서 챗봇 AI처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죽은 엄마와도 영원히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신체만 기계로 대체하면 정말 영원히 사는 디지털화된 새로운 인간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시대이다(Transhumanism, 트랜스휴머니즘). 이런 세상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과학은 그것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 종교의 몫이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대화가 많았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연애편지 작성을 부탁해봤다. ‘그녀는 예쁘지는 않지만 매우 매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어.’라는 설정을 했는데, AI는 ‘but to me’라는 기가 막힌 단어 선택을 했다. 팩트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고, 진정성을 담는 법을 알려주었다. “나에게만은 네가 제일 이뻐.” 나의 20대에 이런 화법을 배웠어야 했는데. 하지만 AI도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말에서 배워 쓴 것일 터.)
지금 창을 열어서 몇 마디 대화를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부록 1, 그림생성 AI
그림 그려주는 AI도 핫하다. 그림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AI Midjourney(이하 미드저니)를 사용해보았다.
미드저니 https://www.midjourney.com/home/
역시나 사용법은 매우 간단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디스코드’라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연결된 '카카오톡'이랄까.) 거기에 미드저니 항목을 추가하고 ‘/imagine’이라는 명령어를 치면 마법이 시작된다.
나의 첫 번째 그림은 이렇게 키워드를 주었다.
‘a monk with cross on the hill'
1분 정도 후에 AI는 4개의 그림파일을 생성해서 보여주었다. 그중에 한 개를 고르면 그것을 변형(variation)해서 약간씩 다른 4개의 버전을 또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계속 수정해나갈 수 있다. 언제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면 저장하면 된다. 나는 4번 정도의 수정 후에 이런 그림을 얻었다.
너무나 놀랍다! 저 십자가 밑에 개미 떼 같은 사람들도 무언가 영감을 전해준다. CCM앨범 자켓이미지로 손색이 없다. 보통은 몇십만 원씩 주고 작가들에게 부탁하는데 이건 무료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거라는 걱정이 기우는 아닌 듯하다. 주보 등 교회에서 필요한 새로운 이미지가 있을 때, 더 이상 일러스트작가를 수소문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미드저니에게 부탁하면 1분 내에 선물해준다.
부록 2, 성경 AI
성경 AI 챗봇도 있다.
BibleGPT https://biblegpt.org
텍스트 창에 ‘당신의 상태나 질문을 입력해주세요’라고 써 있다. ‘자녀를 잃어 슬픔을 느끼고 있는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예배에서 사용될 설교문을 작성해줘’라고 적었더니 정제된 설교문과 도움이 될 만한 성경구절 여러 개가 제시되었다.
‘나는 지금 슬퍼’라고 쓰자 간단한 권면의 말과 힘이 될 만한 성경 구절 몇 개가 추천되었다.
글쓴이 이재윤 / 블로그 <창조와 연대 Creation & Solidarity>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Art, Tech, Sprituality 세 개의 키워드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노년을 대비한 취미로 전자음악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난리다. 이런 호들갑이 새롭진 않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1만 명을 해고‧감축한다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 기업인 OpenAI에 100억 달러(12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스타트업인 이 회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이하 챗GPT)는 아이폰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세상을 바꿀 거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써봤다. 무료로 누구나, 지금 바로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다.
챗GPT 맛보기
ChatGPT https://chat.openai.com/auth/login
링크에 접속하여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또는 회원가입 후 로그인)하니 바로 텍스트 창이 한 개 나타났다. 무작정 한국어로 물어보았다.
요즘 인터넷에서 핫한 이슈이다. 어떤 새(bird) 유튜버가 ‘길고양이가 너무 많아서 새들이 죽는다. 길고양이를 더 이상 돌보지 마라.’라는 이슈를 던져서 찬반진영이 격렬하게 논쟁 중이다. 인공지능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불과 몇 초 되지 않았는데 답이 작성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랐다. 나는 길고양이도 돌보고 새도 돌보는(버드피딩) 사람인데(그만큼 이 주제에 관심과 지식이 많다), 이만큼 잘 답하진 못할 것 같다.
챗GPT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1. 궁금한 걸 질문한다. 또는 원하는 내용의 글을 부탁한다.
2. 한글로 써도 된다.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해 보인다.)
3. 한글로 썼을 시 답이 어떨 때는 한글로 나오고 어떨 때는 영어로 나오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구글 번역기 등으로 바로 번역하면 된다.
4. 추가질문이 가능하다(‘좀 더 길게 써줘’, ‘사례를 추가해서’ 등)
5. 일상대화처럼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설교 준비도? 기도문 작성도?
목사이니 아무래도 목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설교자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 중 하나가 예화 수집. 바로 물어보았다.
항목별로 분류하여 내가 알지 못했던 이름들과 사연들이 나왔다. 예화로 쓰기에 훌륭했다. ‘5개의 사례 더’라고 쓰자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이제 예화 수집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되려나. 정말 똑똑하고 막강한 인공지능이다.
챗GPT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그 한계가 궁금해졌다. 웬만한 조사능력, 정리능력, 문장력은 이미 입증된 것 같고….
가치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다 질문이 떠올랐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 답이 돌아왔다.
그렇지.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과의 차이는 ‘기도할 수 있는가’가 아닐까. 그런데 인상적인 부분은 ‘기도문을 작성해 달라’라고 하면 작성해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질문해보았다.
챗GPT는 금세 훌륭한 기도문을 써주었다. 이제 목사들의 애매한 설교문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일까. 바로바로 필요에 따라 AI가 훌륭한 문장의 설교문, 기도문을 작성해 준다. 물론 거기 은혜가 있는지, 독창적이고 새로운 관점이 있는지 등은 별개의 문제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명확하고 보편적인 문장으로 잘 정리된 내용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우리네 목사들의 설교문, 기도문에 비문이 얼마나 많은가. (부끄럽지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짧은 에세이에도…)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AI가 만능은 아니다. 가끔 앞뒤가 맞지 않는 말도 하고(특히 한국어로 물었을 때), 인터넷상의 정보가 부족한 내용에 대해서는 답이 없을 때도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을 가진 인격체’라기 보다는 아직은 ‘시장에서 여기저기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잘 버무려 썰을 푸는’ 기계장치 정도의 느낌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상에 여기저기 쉽게 퍼져 있는 내용, ‘십자가 은혜에 대한 설교를 작성해줘’라고 하면 즉시 엄청난 분량의 글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과정신학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하면 오랜 시간 커서만 깜빡이다가 짧은 한 두 문장만 출력했다. (그런데 이 역시 영어로 물으면(process theology, 과정신학) 상대적으로 많은 내용이 나온다. 즉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취합해서 정리해주는 비서 정도가 아직은 맞지 않을까 싶다.)
교회에서의 활용으로는 설교문 작성을 돕는 비서로 탁월할 것 같다. 또한, 특정 주제에 대한 요즘 트렌드 분석이라든지, 신학 내용에 대한 전반적 요약 등에 대해 간결한 리포트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우리의 고민은?
목회자들이 고민해봐야 할 지점은, ‘이러한 시대에(AI가 이렇게 잘 해내는데) 인간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일 듯하다. 또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에 대해 답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기 전에 그 머릿속에 있는 의식 데이터를 모두 컴퓨터에 업로드 시켜서 챗봇 AI처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죽은 엄마와도 영원히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신체만 기계로 대체하면 정말 영원히 사는 디지털화된 새로운 인간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시대이다(Transhumanism, 트랜스휴머니즘). 이런 세상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과학은 그것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 종교의 몫이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대화가 많았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연애편지 작성을 부탁해봤다. ‘그녀는 예쁘지는 않지만 매우 매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어.’라는 설정을 했는데, AI는 ‘but to me’라는 기가 막힌 단어 선택을 했다. 팩트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고, 진정성을 담는 법을 알려주었다. “나에게만은 네가 제일 이뻐.” 나의 20대에 이런 화법을 배웠어야 했는데. 하지만 AI도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말에서 배워 쓴 것일 터.)
지금 창을 열어서 몇 마디 대화를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부록 1, 그림생성 AI
그림 그려주는 AI도 핫하다. 그림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AI Midjourney(이하 미드저니)를 사용해보았다.
미드저니 https://www.midjourney.com/home/
역시나 사용법은 매우 간단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디스코드’라는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연결된 '카카오톡'이랄까.) 거기에 미드저니 항목을 추가하고 ‘/imagine’이라는 명령어를 치면 마법이 시작된다.
나의 첫 번째 그림은 이렇게 키워드를 주었다.
1분 정도 후에 AI는 4개의 그림파일을 생성해서 보여주었다. 그중에 한 개를 고르면 그것을 변형(variation)해서 약간씩 다른 4개의 버전을 또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계속 수정해나갈 수 있다. 언제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면 저장하면 된다. 나는 4번 정도의 수정 후에 이런 그림을 얻었다.
너무나 놀랍다! 저 십자가 밑에 개미 떼 같은 사람들도 무언가 영감을 전해준다. CCM앨범 자켓이미지로 손색이 없다. 보통은 몇십만 원씩 주고 작가들에게 부탁하는데 이건 무료다.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거라는 걱정이 기우는 아닌 듯하다. 주보 등 교회에서 필요한 새로운 이미지가 있을 때, 더 이상 일러스트작가를 수소문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미드저니에게 부탁하면 1분 내에 선물해준다.
부록 2, 성경 AI
성경 AI 챗봇도 있다.
BibleGPT https://biblegpt.org
텍스트 창에 ‘당신의 상태나 질문을 입력해주세요’라고 써 있다. ‘자녀를 잃어 슬픔을 느끼고 있는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예배에서 사용될 설교문을 작성해줘’라고 적었더니 정제된 설교문과 도움이 될 만한 성경구절 여러 개가 제시되었다.
‘나는 지금 슬퍼’라고 쓰자 간단한 권면의 말과 힘이 될 만한 성경 구절 몇 개가 추천되었다.
글쓴이 이재윤 / 블로그 <창조와 연대 Creation & Solidarity>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Art, Tech, Sprituality 세 개의 키워드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노년을 대비한 취미로 전자음악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