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어쩌면, 우리 모두 1인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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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모두 1인 가구?"

‘어쩌면, 우리 모두 1인 가구’라는 제목의 책자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법무부의 ‘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 가구’(일명 ‘사공일가’) TF팀의 1인 가구를 위한 법률 과정을 담아낸 책으로, 우리 사회, 가정의 개념이 변하고 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부모 자녀들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구 프레임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건데요..(참고로 저는 아내,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전통적인(?) 4인 가정입니다), 이미 대한민국 3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라고 하지요. 2019년 1인 가구가 부부+자녀 가구 형태를 제치고 주된 가구 유형이 되었고, 2021년엔 40%를 돌파했습니다. 이제 1인 가구는 대한민국 가정의 가장 흔한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1인 가구가 만들어내는 변화들은 다양합니다. 1인 가구의 확대는 ‘나 홀로’ 문화를 가져오고 있는데요, TV에선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등의 장수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이니까요.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이른바 ‘1코노미’ 시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식당에 가면 이제 혼자 먹는 이들, 이른바 혼밥족들을 위한 좌석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혼술’(홀로 음주), ‘혼행’(홀로 여행)이라는 말들이 이젠 결코 낯선 언어가 아닙니다. 1인 가구 식탁을 위한 밀키트 가게가 동네마다 들어서고,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 동물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1인 가구의 확장 배경은 다양합니다. 먼저,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2,30대 일인 가구 증가 원인은 취직·결혼·가정의 연결고리가 무너진 데 있습니다. 해마다 어려워지는 취업난에, 자연스레 결혼도 늦어지고, 어쩌다 보니 1인 가구로 살아가게 됩니다. 노년 1인 가구도 있지요. 요즘 늘어가는 황혼 이혼이 노인 1인 가구 증가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배우자중 한 사람이 사별하면서 1인 가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결국 1인 가구가 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신념형 1인 가구도 있습니다. ‘비혼주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피로감을 느끼면서 홀로 사는 것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복지제도가 점점 발전하면서 혼자 사는 것이 편리해져서, 혼자서도 충분히 생활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진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성경은 홀로 사는 삶에 대해 무엇이라 말씀하고 있는 걸까요. 성경이 1인 가구에 대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사람은 혼자 있음을 그리 바람직하지 않게 보았던 건 분명합니다. 나 홀로 창조된 아담을 위해 하와를 창조하셨다는 창세기의 기록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함께 살 때 행복한 존재임을 말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몇 년 전, 화제를 모았던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의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배우자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함께 노년을 보내는 것이, 인간 행복의 최우선 조건이었다는 70년간의 연구 결과를 보면, 1인 가구로 홀로 살아가야 함을 자연스럽게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오늘의 실존임을 깨닫게 됩니다.

 

1인 가구를 위한 교회가 된다는 것?

이상적 가정이 아니라, 엄연히 현실에 존재하는 1인 가구를 위한 교회의 관심과 돌봄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이 때문일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의 취업, 결혼, 가정, 출생의 연결 고리가 깨어져 버린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보아 넘기기엔 그 의미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교회가 홀로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야 하는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구조와 문화 변화를 위해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젠 교회에서 하는 5월 가정의 달 행사에 3,4인으로 구성된 전통 가정만이 아니라 1인 가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가 지역 사회의 1인 가구를 위한 돌봄의 장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게 되었습니다. 1인 가구 현상을 먼저 경험한 서구 교회에선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1인 가구들의 돌봄을 위해 사회에서 활용되었던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을 목회적으로 응용한 ‘디너 처치(Dinner Church)’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1인 가구들로 이루어진 청년, 노년 세대들이 예배와 식사, 교제를 함께 하는 컨셉의 교회 공동체로, 한국에서도 그러한 교회 공동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교회 안에 1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여성과 남성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전통적인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들을 위한 목회도 필요하지만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1인 가구를 위한 목회적 돌봄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정을 이루지 않음(못함?)이 실패한 인생, 불완전한 미생(未生)이 아니라 ‘완생(完生)’의 한 모습일 수도 있음을 인정해주는 교회 문화와 인식의 변화도 필요한 것 아닐까요.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어 버린 오늘 한국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때입니다. ‘홀로살이 사회’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의 문제에 관심하는 교회, 나 홀로 살아가는 이들의 친구와 그들의 공동체가 되어주고, 복음의 가교가 되어주는 교회,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교회의 관심과 사랑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백광훈 원장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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