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정신과 질병은 ‘우울증’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하기 때문에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우울증의 감정 상태는 마음의 공허함과 무력감을 느끼는 ‘우울감’이다. 이러한 무감각, 무관심한 상태에서 자신에 대해 비관적,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깊은 절망은 자칫 죽음까지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울증은 저절로 낫는 ‘감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번 넘버즈에서는 우리 국민의 우울과 자살, 죽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주목할만한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 이상(36%)이 ‘요즘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고, 절반 가까이(47%)가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죽음 후 남기고 싶은 것으로 ‘화목한 가정’(51%)이 가장 높아 죽음에 앞서 가정의 소중함을 높이 생각하고 있었다.
1. [우울 인식]
1-1. 나는 요즘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 36%!
- 정신 건강 지표 중 하나인 우울감 수준을 확인하고자 ‘나는 요즘 우울감 등을 많이 느낀다’는 문장을 제시하고 동의율을 물었다. 그 결과, 우리 국민 3명 중 1명 이상(36%)이 ‘요즘 우울감 등을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다.
1-2. 자녀가 어리거나, 생활이 어려울수록 우울감 느끼는 비율 높아!
- 그렇다면 누가 우울감을 많이 느끼고 있을까? 성별이나 연령별로 큰 차이가 없어 우울감은 남녀 모든 연령대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감정임이 확인되었다.
- 다만 자녀의 연령대와 생활 수준은 우울감에 영향을 주고 있었는데, 자녀가 있는 기혼자들의 경우 자녀가 어릴수록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생활 수준이 ‘어려운’(51%) 응답자가 ‘괜찮은’(28%) 응답자보다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1-3. 우리 국민 대부분, ‘앞으로 우리 사회 우울증 겪는 사람 더 많아질 것’!
- 이번에는 ‘우울에 관한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문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동의율을 물었다. ‘요즘 시대의 우울감 등의 정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에는 우리 국민 대다수(87%)가 동의했다.
- 또한 ‘앞으로 우리 사회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 같다’에도 85%가 동의해 ‘요즘 시대’에 우울은 ‘우리 사회’ 만연하게 퍼져있는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1-4. 우울증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나의 우울은 감추고 싶어!
- 우울증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과 나의 우울에 대한 타인의 시선 인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조사 결과, ‘우울증은 더 이상 쉬쉬할 일이 아니다’(88%), ‘우울증이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87%)에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러나 ‘우울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였는데, ‘우울감은 남에게 개인적 약함으로 비칠 수 있다’에 대해 절반(54%) 이상이, ‘내가 우울증을 겪게 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을 수 있다’에 대해서는 절반에 못 미쳐(47%) 우울함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1-5. 자살 시도의 가장 큰 동기, 정신장애!
- 그렇다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는 자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2023년 한 해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의 동기를 파악해 보니 ‘정신장애 및 증상 관련’이 3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대인관계 문제’(17%)가 뒤를 이었다.
2. [자살 인식]
2-1. 우리 국민, ‘자살 생각한 적 있다’ 15%!
- 앞의 ‘우울’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살의 동기로 ‘우울증’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 ‘자살’에 대한 국민 인식도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 보건복지부에서는 자살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서 5년마다 자살 관련 국민 인식을 조사하고 있는데, 최근 발표한 ‘2023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 국민 중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 즉 ‘자살 생각 경험자 비율’은 15%로 나타났다.
- 자살 생각 경험은 여성(16%)이 남성(13%)보다 다소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2. 자살을 생각한 이유, 경제와 가정생활의 어려움!
- 자살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를 자살 생각 경험자에게 물은 결과, ‘경제적인 어려움’(39%)과 ‘가정생활의 어려움’(38%)을 가장 높게 꼽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의 경우 60~75세(50%)의 고령층의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가정생활의 어려움’은 40대(49%)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우리 사회 40대 삶의 고단함을 엿볼 수 있다.
2-3. 자살 생각 경험자, 사랑하는 사람 생각하며 극복!
- 자살 생각 경험자들의 자살 생각 극복 동기를 물은 결과, ‘가족이나 연인 등이 슬퍼할 것 같아서’가 57%로 가장 높았다. 가족/연인 등 가까운 사람이 받을 상실과 고통에 대한 염려가 자살 생각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다. 다음으로 ‘그냥 참음’도 44%로 나타났는데 이들을 위한 관심과 조치가 요구된다.
2-4. 자살 생각 경험자 10명 중 6명, 아무에게도 도움 요청하지 않아!
- 자살 생각 경험자에게 자살 생각 시 도움을 요청한 대상을 물었더니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음’이 59%로 가장 높았고, ‘친구/이웃’ 28%, ‘가족/친척’ 12%가 그 뒤를 이었다. ‘자살 생각 경험자’ 10명 중 6명은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셈이다.
3. [죽음 인식]
3-1.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해!
- 우리 국민들은 ‘죽음’ 자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죽음에 대해 요즘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47%)가 ‘생각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비율’은 남성(44%)보다는 여성(50%)이, 연령별로는 40대(52%)가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3-2. 죽음 생각 이유, ‘인생이 안 풀려서/스스로가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
-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자들에게 그 이유에 관해 물은 결과, ‘생각한 방향대로 인생이 잘 살아지지 않을 때’, ‘스스로가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 ‘경제적으로 너무 힘이 들 때’ 등이 비슷하게 높았다. 대체로 자신의 조건∙능력에 대한 결핍을 느낄 때, 또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죽음까지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연령별로 살펴보면, ‘생각한 방향대로 인생이 잘 살아지지 않을 때’는 20대가 46%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경제적으로 너무 힘이 들 때’는 연령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3-3. 본인의 죽음보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훨씬 커!
- ‘본인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수준을 각각 물었다. 그 결과, 본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두려운 편이란 응답이 58%인 반면, 가족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85%로, 자신보다는 가족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3-4. 죽은 후 남기고 싶은 것, ‘화목한 가정’ 51%!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다. 후세에 명성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 중 하나인데 실제 우리 국민이 죽은 후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1위는 ‘화목한 가정’(51%)이었고, 다음으로 ‘나를 기억해 주는 친구’(42%), ‘많은 재산’(25%), ‘훌륭한 자손’(23%) 등의 순이었다. 재산(3위)보다는 화목한 가정(1위)과 친구(2위)를 더 높게 꼽은 점이 주목된다.
이번 호 요약 |
1. 한국 사회, '우울'이라는 어두운 사회적 환경에 영향 받고 있다! - 한국인 중 '요즘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 즉 우울감 속에 있다는 응답이 무려 36%로 국민 3명 중 1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 더군다나 국민 대다수(85%)는 '앞으로 우리 사회 우울증 겪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우울증과 자살은 매우 연관성이 높은데, 우리 국민 중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무려 15%나 돼 6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
2. 한국인, 인생 최종 열매를 '화목한 가정'으로 인식! - 우리 국민 47%가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며,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 또는 '인생이 안 풀린다고 느낄 때' 죽음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죽은 후 남기고 싶은 것으로 '화목한 가정'을 가장 많이 응답해 인생의 최종 열매를 화목한 가정으로 생각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알 수 있다. |
목회 적용점 |
우울감은 건강 약화, 무력감과 같은 개인적인 요인도 있지만 빈곤, 열등감, 관계 등 사회적인 문제에도 원인이 있어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국민의 우울감과 자살 생각, 죽음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은, 교회 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 내에서 성도들의 정신적인 질병은 육체적 질병과 달리 잘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교회는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교인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을 공식적으로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상담 기구를 운용하고 한편으로 소그룹 시스템을 강화해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럼없이 터놓을 수 있는 친밀한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주의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목회자 자신이 상담 전문가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243호> 주간 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 게재한 것입니다.
지용근 대표 (목회데이터연구소)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정신과 질병은 ‘우울증’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병하기 때문에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우울증의 감정 상태는 마음의 공허함과 무력감을 느끼는 ‘우울감’이다. 이러한 무감각, 무관심한 상태에서 자신에 대해 비관적,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깊은 절망은 자칫 죽음까지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울증은 저절로 낫는 ‘감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번 넘버즈에서는 우리 국민의 우울과 자살, 죽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주목할만한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 이상(36%)이 ‘요즘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고, 절반 가까이(47%)가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죽음 후 남기고 싶은 것으로 ‘화목한 가정’(51%)이 가장 높아 죽음에 앞서 가정의 소중함을 높이 생각하고 있었다.
1. [우울 인식]
1-1. 나는 요즘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 36%!
1-2. 자녀가 어리거나, 생활이 어려울수록 우울감 느끼는 비율 높아!
1-3. 우리 국민 대부분, ‘앞으로 우리 사회 우울증 겪는 사람 더 많아질 것’!
1-4. 우울증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나의 우울은 감추고 싶어!
1-5. 자살 시도의 가장 큰 동기, 정신장애!
2. [자살 인식]
2-1. 우리 국민, ‘자살 생각한 적 있다’ 15%!
2-2. 자살을 생각한 이유, 경제와 가정생활의 어려움!
2-3. 자살 생각 경험자, 사랑하는 사람 생각하며 극복!
2-4. 자살 생각 경험자 10명 중 6명, 아무에게도 도움 요청하지 않아!
3. [죽음 인식]
3-1.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해!
3-2. 죽음 생각 이유, ‘인생이 안 풀려서/스스로가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질 때’!
3-3. 본인의 죽음보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훨씬 커!
3-4. 죽은 후 남기고 싶은 것, ‘화목한 가정’ 51%!
*본 게시물은 '넘버즈(numbers)'의 <243호> 주간 리포트에서 일부를 추출하여 동시 게재한 것입니다.
지용근 대표 (목회데이터연구소)